[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남미는 유럽과 세계 축구를 양분하는 대륙이다. 10팀이 홈 앤드 어웨이 풀리그로 진검승부를 펼쳐 본선 출전권을 다투는 월드컵 예선 환경은 그야말로 '정글'이다. 광적인 팬들의 응원, 해발 4000m가 넘는 고지대를 오가며 싸운다. 생존 자체가 대단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런 남미예선을 통과한 브라질과 파라과이가 본 홍명보호는 과연 어땠을까.
한국에 5대0 대승을 거둔 브라질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꺼내든 건 '오답노트'였다. 그는 "한국이 스리백을 활용했다. 중간(중앙)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했는데, 거기서 실수가 있었다. 이스테방이 (측면으로)벌려서 패스를 받으며 (한국의)수비 라인 간격이 벌어졌다. 그래서 좀 더 한국에 어려운 경기가 된 것 같다"라고 평했다.
반면 한국전 0대2 완패 성적표를 받아든 파라과이의 구스타보 알파로 감독은 "한국은 윙백을 많이 활용한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공격을 전개해 나아가는 특성도 보였다. 일본과 비슷한 면이 있지만 공격의 특징은 달랐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은 일본보다 미드필드 중심의 유기적 움직임을 보여줬다. 월드컵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령탑의 평가를 종합하면 홍명보호는 '측면-중앙 연계가 탁월하나 수비 빌드업은 미숙한 팀'으로 요약할 수 있다. 본선 티켓을 쥔 이후 시작된 홍명보호 고민과 일치한다. 공격과 수비에서 드러나는 강점과 단점의 갭이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공격 라인에선 손흥민(LA FC) 뿐만 아니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오현규(헹크) 등 다재다능한 자원들이 포진해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른 실점과 실수가 겹쳐 손쓸 틈 없이 무너졌던 브라질전을 제외하면 미국(2대0 승), 멕시코(2대2 무), 파라과이(2대0 승) 등 본선에서 승점을 얻어야 할 상대와의 승부에서 뛰어난 공격력을 선보였다. 중원 역시 황인범(페예노르트)을 중심으로 유기적인 연결을 선보이는 등 전방의 강력함은 어느 정도 드러났다. 반면 수비라인에서는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라는 월드클래스 자원이 버티고 있으나 완벽한 조합과는 여전히 거리가 있고, 빌드업 작업에서의 실수 역시 드러나고 있다.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10경기에서 포백으로 본선행에 성공한 홍명보 감독은 7월 동아시안컵부터 '플랜B'인 스리백을 실험 중이지만, 여전히 결론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다가올 11월 A매치 2연전은 홍명보호가 10월에 얻은 '1승1패'의 교훈에서 과연 어떤 부분을 보완하고 강화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첫 친선경기 상대로 결정된 볼리비아(11월 14일)는 브라질, 파라과이에 비해 한 수 위로 꼽히나 본선 상대를 가정한다면 반드시 이겨야 할 팀이다. 나머지 한 팀과의 승부 역시 본선 상황을 가정한 상태에서의 운영이 요구된다. 10월 A매치 2연전이 본선 조별리그 1, 2차전을 가정했다면, 11월은 북중미월드컵 32강의 명운을 가를 수도 있는 3차전의 실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파라과이의 평가에서 홍명보호가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를 지켜볼 만한 무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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