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타격 부문 3관왕 디아즈, 준PO MVP 선정
(대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르윈 디아즈(29·삼성 라이온즈)는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을 앞두고 "올해 우리가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할 것 같다"고 말했다.
몇 시간 뒤에 다아즈는 시원한 홈런포로 플레이오프(PO)로 향하는 문을 활짝 열었다.
한화 이글스와 맞붙는 PO에서 승리하면, 디아즈의 예상대로 삼성은 2년 연속 KS 무대에 오른다.
디아즈는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PS) 준PO 4차전, 2-2로 맞선 8회말 2사 1루에서 SSG 랜더스 핵심 불펜 이로운의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오른쪽 담을 훌쩍 넘어가는 결승 투런 아치를 그렸다.
홈런을 직감한 디아즈는 배트를 내던진 뒤 가슴을 두드리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디아즈가 삼성 더그아웃 앞에서 '사자 깃발'을 들고 걸을 때 삼성 팬들은 "디아즈"를 연호했다.
삼성은 준PO 4차전에서 5-2로 승리하며 시리즈를 3승 1패로 끝냈다.
디아즈는 준PO 4경기에서 16타수 6안타(타율 0.375), 1홈런, 6타점을 올려 준PO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정규시즌에서 디아즈는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14, 50홈런, 158타점을 올렸다.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타점, 외국인 최다 홈런 기록을 바꿔놨고, 홈런, 타점, 장타율(0.644) 부문을 석권했다.
9∼10월에는 타율 0.412, 7홈런, 27타점으로 월간 MVP도 수상했다.
디아즈는 "정규시즌 마지막 한 달을 좋게 보냈다는 의미"라며 "우리 팀이 전반기를 8위로 마쳤지만, 꼭 PS에 진출해야한다는 열망이 있었다. 팀에 도움이 되고자 하루하루를 보냈는데 개인상까지 받았다"고 월간 MVP 수상을 기뻐했다.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WC) 2경기에서 디아즈는 7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하지만, 준PO에서는 타격감을 끌어올려 4차전에서 결승 홈런을 터뜨렸다.
디아즈는 "PS에서는 개인 기록보다 팀 승리가 더 중요하다. 내가 안타를 치지 못해도, 수비에서 공헌하면 된다"고 말하면서도 "준PO에서는 WC보다 타격감이 올라왔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디아즈가 쳐야, 우리가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17일에 시작하는 PO에서도 디아즈는 삼성의 키 플레이어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8월부터 삼성에서 뛴 디아즈는 LG 트윈스와의 PO에서 14타수 5안타(타율 0.357), 3홈런, 6타점으로 활약했다.
삼성은 2024년 PO에서 LG를 꺾고, KIA 타이거즈와 KS를 치렀다.
KIA에 우승을 내주긴 했으나 디아즈는 KS에서 20타수 7안타(타율 0.350), 2홈런, 4타점을 올렸다.
지난해 PS를 치르고 올해 정규시즌을 완주한 건, 이번 가을 무대에서 약이 될 수 있다.
디아즈는 "지난해에는 후반기에 팀에 합류해 부담감을 안고 PS에 나섰다. 올해에는 정규시즌을 풀타임으로 소화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며 "PS에서는 내가 추위를 느낄 정도로 기온이 떨어지는데, 그런 날씨 변화에도 적응했다"고 말했다.
올해 PO에서 팬들이 가장 주목하는 건, 코디 폰세(한화)와 디아즈의 투타 대결이다.
폰세는 정규시즌에서 다승(17승), 평균자책점(1.89), 탈삼진(252개), 승률(0.944) 1위를 차지했다.
투수 부문 4관왕 폰세와 타격 3관왕 디아즈는 정규시즌 MVP 경쟁자이기도 하다. 이미 MVP 투표는 끝났고, 결과는 KS가 끝난 뒤에 공개된다.
디아즈는 "거짓말하지 않겠다. 정규시즌 MVP를 받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한 뒤 "후반기에 홈런, 타점 기록을 세우면서 MVP에 도전할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물론 폰세도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웠으니, 폰세가 받아도 축하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디아즈는 9∼10월 MVP, 준PO MVP에 오르며 기분 좋게 가을을 맞았다.
정규시즌 MVP 주인공이 공개되기 전에, PO와 KS에서 MVP에 오를 기회도 얻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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