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포항, 울산 등 인접 도시들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7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행사 개최지인 경주와 인접한 포항시, 울산시 등은 과거부터 동해안에 위치한 지역 특성을 반영한 행정협의체인 '해오름동맹'을 구성, 상생 발전을 위해 협력해 왔다.
APEC 연관 효과 기대를 증명하듯 경주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인 포항 시내 호텔과 고급 모텔 예약은 일찌감치 거의 마감된 상태다.
울산지역 호텔 숙박 예약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지자체는 이번 행사를 지역 주요 산업과 관광지 등을 국내외에 알리는 좋은 기회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동해안 공동 성장의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고도 기대했다.
특히 포항시는 대한상공회의소가 APEC 기간 영일만항에 크루즈 선박 2척을 띄워 외국 경제인 1천여명이 묵을 수 있는 '플로팅 호텔'을 만들기로 한 것에 기대하고 있다.
얼마나 많은 인원이 크루즈 선박에 머물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플로팅 호텔을 이용하는 외국 경제인들이 경주로 오가면서 주변 영일대해수욕장이나 죽도시장 등 포항지역 관광지나 명소에 관심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는 포항에서 숙박하는 APEC 참가자들이 포항의 다양한 모습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매일 셔틀버스를 운행하기로 했다.
또 가로환경을 정비하고 임시정원 등을 꾸며 환영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또 철강 도시답게 철의 강인함과 역동적인 도시 이미지를 주제로 영일대해수욕장에서 APEC 정상회의 기념 불꽃 쇼와 드론 쇼 등도 연다.
이 밖에도 해양음식문화축제, 스틸아트페스티벌, 치맥축제 등도 함께 준비해 체류형 관광객을 늘릴 방침이다.
울산도 APEC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울산시는 지난달 APEC 참가국 대사관을 찾아 행사에 참가하는 주요 인사들이 HD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SK에너지 등 지역 대표 기업과 첨단 연구개발기관, 태화강 국가정원 등 관광지를 방문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울산지역에서는 미국 조선업 부흥을 도모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사를 계기로 경주를 찾았다가 울산에 있는 조선소를 찾을 가능성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있다.
한미무역협상과정에서 나온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경주에서 자동차로 1시간 안팎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국내 조선소를 찾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울산시의회는 지난달 시의원 전원이 참여해 'APEC 정상회의 개최에 따른 트럼프 미국 대통령 울산 HD현대중공업 방문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또 울산시 동구의회도 지난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면 울산지역 조선소를 방문해달라는 '울산 동구 조선소 방문 요청 결의안'을 채택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APEC 참가국 관계자들이 경주와 인접한 울산을 방문하도록 초청해 산업·관광 도시로 위상을 높이고, 경제·문화·교육 전반의 국제 교류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와 다소 거리는 있지만 경북지역 주요 관광지인 안동시도 행사 참석자들이 예고 없이 찾을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아직 APEC 참가 인원이 안동을 찾을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지만, 단체 관광객 등이 찾아 요청하면 하회별신굿놀이 등을 감상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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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