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2년 연속 SSG 랜더스에서 위압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 드류 앤더슨의 메이저리그 복귀가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SSG는 지난해 시즌 초반, 로버트 더거의 극심한 부진이 계속 이어지자 외국인 투수 교체에 나섰다. 그 당시 영입에 성공한 투수가 바로 앤더슨이었다.
신장 1m90의 압도적 피지컬과 150km 중반대 강속구를 지닌 투수. 특히 일본프로야구를 경험했다는 점이 플러스 요소였다. 일본에서 압도적인 성적은 아니었지만, 재계약 실패 후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뛰고있던 앤더슨에게 SSG가 러브콜을 보냈다.
동행은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24경기에서 11승3패 평균자책점 3.89의 성적을 기록한 앤더슨은 미국 복귀를 고민하다 SSG 잔류를 택했다. 일본에 거주하는 아내가 출산을 앞두면서 여러 상황들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올해 성적은 지난해보다 월등했다. 30경기 12승7패 평균자책점 2.25. SSG의 실질적 '에이스' 역할을 했다. 특히 한화 이글스 코디 폰세와 마지막까지 탈삼진왕 경쟁을 펼칠 정도로 강력한 직구 구위를 활용한 S급 탈삼진 유도 능력을 뽐냈다.
비록 포스트시즌 등판을 앞두고 컨디션 관리에 실패하면서 결과적으로 아쉽게 마무리를 하게 됐지만, 어쩌면 앤더슨의 이 모습이 KBO리그에서의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선수 수급 시장을 살펴보고 있는 한 야구계 관계자는 "폰세와 앤더슨은 사실상 메이저리그에 가는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지금 분위기나 팀들의 관심도가 굉장히 높다"고 이야기 했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도 "두 사람은 간다고 봐야하지 않겠나"라고 결별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당사자인 SSG 구단 역시 마찬가지. SSG 구단은 시즌 일정을 모두 마치고 출국하는 앤더슨에게 '내년에도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 하지만 아직 답은 받지 못했다.
앤더슨도 다음 시즌 거취를 본격적으로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도가 심상치 않다. 한 관계자는 "미국 복수팀이 굉장히 큰 관심을 표출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국 잔류는 어려울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SSG 구단 관계자 역시 "결국 선수의 결정에 달려있지만, 메이저리그에 갈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아직 미국 언론에서 앤더슨 영입에 대한 구체적 전망이 나오고 있지는 않지만, 물밑에서 복수의 구단들이 이미 작업을 시작한 정황이 포착된다.
앤더슨은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화려한 케이스는 아니다. 빅리그 통산 19경기(2경기 선발)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6.50으로 사실상 마이너리거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일본리그 진출을 택한 배경도 이런 이유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야구를 거치면서 훌쩍 업그레이드 됐다.
이전보다 직구 구위가 강력해지고, 변화구도 다양해지면서 완성도가 높아쳤다. 그러자 다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이 시작됐다.
앤더슨이 빅리그에 재입성하게 되면 2021년 이후 5년만의 컴백이 된다. 장기 계약은 아니더라도 연봉 기준 에릭 페디와 비슷한 수준의 금액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SG는 앤더슨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 미치 화이트의 재계약 여부를 비롯, 영입 리스트를 계속해서 살피고 있다. 만약 앤더슨이 이탈하게 되면, 내년 전력에 큰 변수가 발생할 전망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