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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방문 '노벨화학상' 바웬디 "먼 미래 지향 교육·정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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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화학회 학술발표회…"화학이 양자컴퓨팅 가장 잘 응용될 분야…장기적 관점 중요"

(창원=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양자점(퀀텀 도트) 발견과 합성에 기여한 공로로 2023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문지 바웬디((Moungi G. Bawendi)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는 23일 "앞으로 가까운 미래보다 더 먼 미래를 지향하는 개방된 교육과 정부 정책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제언했다.
이날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화학회 추계 학술발표회에 참석한 바웬디 교수는 미디어 인터뷰에서 "창원지역과 한국은 최근 20년간 성공적으로 (산업·과학 분야에서) 생태계를 이뤘고, 재료 산업과 과학 교육 인프라를 잘 갖췄다"며 이같이 밝혔다.
개방된 교육과 정부 정책에 대해 그는 "국책연구소와 기업연구소, 대학이 통합된 스폰서십으로 단기간의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과 독점적인 기술을 요구하는 군 기술이 궁극적으로 전체 사회 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가 추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바웬디 교수는 이를 위해서 장기적인 계획을 가진 연구와 교육, 정책과 자금적 안정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3년 후를 예상하는 건 쉬워도 10년 뒤를 내다보는 건 어렵지만, 학문적이고 실용적인 10년을 예상하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목받는 양자 컴퓨터와 양자 알고리즘이 가장 먼저 성과를 낼 수 분야가 화학 분야란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는 역시 장기적인 관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학이 양자 컴퓨팅에서 가장 잘 응용될 수 있는 분야는 사실이지만, 너무 단기간에 목매기보다는 인내심을 가지고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바웬디 교수는 1993년 원자를 수백∼수천개씩 뭉쳐 양자점을 만드는 기술을 혁신적으로 개량해 상용화를 급진전시켰다.
이 공로로 그는 2023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양자점은 크기가 수∼수십㎚(나노미터·10억분의 1m)인 반도체 결정으로 원자를 수백∼수천개 정도 '뭉친' 물질이다.
양자점의 크기를 나노기술로 조절하면 가전자대와 전도대 사이의 밴드갭이 달라지고 이 사이를 오가는 전자의 움직임도 제어할 수 있다. 즉 빛을 흡수해 여기된(들뜬) 전자가 방출하는 에너지 파장(가시광선)을 원하는 대로 통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원자의 구조를 바꾸지 않고 나노기술을 이용해 입자의 크기만 다르게 해도 같은 물질에서 여러 빛깔의 선명한 가시광선이 나오게 되는 셈이다.
양자점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 전기적·광학적 특성은 원색을 거의 그대로 구현하는 초고화질 디스플레이와 암과 같은 종양의 이미지를 지도처럼 정확히 그려내 수술을 돕는데 적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가 이 양자점 효과를 상용화한 제품이다.
jjh23@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