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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아, 후련했다!"..로운, 인생 역작 '탁류' 남기고 오늘(27일) 입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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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로운(29)이 후련한 인생작 '탁류'를 남기고 입대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탁류'(천성일 극본, 추창민 연출)는 조선의 모든 돈과 물자가 모여드는 경강을 둘러싸고 혼탁한 세상을 뒤집고 사람답게 살기 위해 각기 다른 꿈을 꿨던 이들의 운명 개척 액션 드라마.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추창민 감독이 첫 시리즈 연출작으로 '탁류'를 선택했고, '추노'의 천성일 작가가 14년 만에 사극 시리즈 집필을 맡았다. 로운은 극중 왈패 장시율을 연기하면서 극의 중심을 잡았다.

로운은 입대 전 스포츠조선과 만나 "(반응이 좋아서) 너무 뿌듯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제 이름을 검색해본다.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과는 다른 분위기의 캐릭터라서 어떻게 봐주실지 걱정이 많았고, 제가 해보고 싶었던 이미지였기에 '이런 모습도 좋게 봐주시는구나, 군대 다녀와서 조금 더 레인지(범위)가 넓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그동안 '어쩌다 발견한 하루', '연모', '이 연애는 불가항력', '혼례대첩' 등 다소 부드러운 극의 잘생긴 캐릭터를 연기해왔던 로운이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탁류'에서는 거친 수염을 붙이고 몸을 어둡게 태운 모습으로 등장한 것. 지체 높은 집안의 캐릭터를 연기해왔던 과거와는 달리 왈패로서의 미천한 생활을 보여줘야 했다. 로운은 "잘생김은 오래 가지 않으니까"라며 도전에 대한 자신감 넘치는 이유를 대더니 "오래 연기하고 싶은데, 무기 하나만 가지고는 경쟁력이 있는 배우가 될 수 있을지를 생각했다. 그래서 이런 모습도 대중이나 팬분들이 설득되실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저는 이런 느낌도 낼 수 있다는 것에 굉장히 만족했고, 비주얼에 대해 '팬들이 얼마나 당황할까?'하면서 기대하는 것도 즐거웠다. 처음에는 저인 줄 못 알아보는 분들도 계셨고, 처음에는 로맨틱 코미디나 로맨스 장르를 많이 해왔으니 그걸 기대하셨던 것 같은데, 팬분들은 오히려 '보기 좋다'고 해주셔서 좋았다"고 했다.

자신의 이미지 변신에 더해 작품에 대한 만족감도 컸다. 로운은 "저는 이 작품이 성장을 담고 있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원하는 세상을 만든다는 것은 어린 나이에서만 할 수 있는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와 현실을 맞닥뜨리면서 포기해나가는 과정이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 생각하는데, 그 과정이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역할을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크게 없는 사람인데, 추창민 감독님 같은 거장에 섬세한 분과 작업을 했을 때 내가 과연 이 과정까지 온전히 즐길 수 있을지 막막했던 것 같다. 어떻게 담아낼지 막연한 두려움에 싸이기도 하는데, 이 작품은 그런 것까지도 재미있었다. 연기라는 것이 재미있다는 확신을 준 작품이다. 매 작품, 매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대본을 베개 밑에 넣어두고 '꿈을 꿔서라도 대사가 들어오라'고 하면서 했었는데, 이 작품은 그 작업까지도 재미있게 만들어준 작품이다. 오래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탁류'와 함께했던 매일매일이 로운에게는 도전이었고 '후련함'으로 가는 과정이었다. 로운은 "연기를 할 때도 뭔가가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다양한 모습을 통해서, 시율이를 통해서 지문에 없는 것에서까지 자유로워지면서 후련하다. 해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항상 촬영이 끝날 때마다 '아 탁류 맛있다!'이런 느낌이 들었다. 연기를 더 열심히 해나갈 거고, 더 잘할 거다. 그런데 스물 여덟의 제가 할 수 있는 연기를 매일매일 쏟아냈다. 진짜 후련하다"면서 "저는 이걸 또 다른 캐릭터로도 보여드리고 싶다. 앞으로 이런 후련함을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작품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탁류'라는 인생 작품을 남긴 로운은 27일 육군 현역으로 입대한다. 지난 7월 21일 현역 입대 예정이었으나, 입영판정검사에서 7급이 나오며 8월 초 재검사를 받았고, 병역판정검사 이의신청서를 제출하고 재검사를 거친 뒤에 현역 판정을 받아 입대하게 된 것. 로운은 "군대가 한 번 미뤄졌는데, 그전에 할 것은 이미 다 했었다. 한 번 군입대가 미뤄져서 부산국제영화제도 가보고 인터뷰도 하게 된 것이 축복이다. 이제는 빨리 군대에 가서 2027년 4월 제대인데, 다시 일하고 싶은 마음이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교복을 꼭 다시 입고 싶다. 그래서 클렌징폼 20개에 선크림도 2개를 샀다. 최근 신분증 검사를 세 번이나 해서 (자신감이 붙었다). 장난이 섞이긴 했지만, 아예 없는 욕심은 아니다. 장르를 불문하고 안 쉬고 일하고 싶다"고 강하게 말했다.

전역 후 달라진 자신의 모습까지도 기대하는 그다. 로운은 "친구들은 제가 철이 없으니, 군대에서 말뚝박지 말라고 하더라. 친구 200명 사귀고 나오는 것 아니냐고도 하던데, 저도 무리 없이 잘 지낼 것 같다. MZ세대 단어만 잘 공부하고 가면 될 것 같다. 하라는 것 하고 하지 말라는 것 안 하고, 몸이나 영혼을 디톡스하고 돌아올 것 "이라며 "군대에 다녀오면 30대인데, 너무 섹시할 것 같다. 앞으로가 기대가 된다. 40대도, 50대도 기대가 된다. 조금 더 내려놓으면서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올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멋지게 군복무를 하고 올테니 팬분들도 걱정 마시고 1년 6개월간 OTT 속 제 작품을 보시면 좋겠다"며 웃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