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LA맨' 손흥민(LA FC)의 미래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최근 영국 대중지 '더선'은 흥미로운 내용의 단독 보도를 내놨다. 손흥민의 계약 내용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8월, 토트넘과의 10년 동행을 끝내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로 이적했다. '더선'에 따르면 손흥민의 계약서에는 MLS 오프시즌 동안 유럽으로 복귀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베컴룰'이다. 잉글랜드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은 2007년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LA 갤럭시로 이적하며, 오프시즌 동안 유럽에서 뛸 수 있는 '단기 임대 조항'을 삽입했다. 베컴은 미국 이적 후에도 잉글랜드 대표팀 발탁을 원했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같은 조항을 넣었다. MLS의 오프시즌은 1월부터 시작되는데, 유럽의 겨울 이적시장이 1월 1일부터 시작되는만큼 등록에 문제가 없다. 베컴은 이를 활용해 두차례나 AC밀란에 임대를 다녀오며, 클래스를 지킬 수 있었다. 뉴욕 레드불스에서 뛰었던 티에리 앙리 역시 같은 조건을 앞세워 '친정팀' 아스널에 단기 복귀한 전례가 있다.
커리어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손흥민의 눈과 귀는 자신의 라스트 댄스가 될 2026년 북중미월드컵으로 향하고 있다. 그가 천문학적인 연봉을 제시한 사우디아라비아 대신 미국행을 택한 이유도 내년 6월 북중미월드컵 본선 준비를 위해서다. 최고의 경기력과 몸상태를 원하는 손흥민 입장에서 유럽 복귀는 충분히 노려볼만한 시나리오다. 손흥민은 현재 MLS 이적 후 9골-3도움을 기록하며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 중이다.
실력적으로나, 상업적으로나 여전히 매력적인 손흥민은 많은 클럽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유럽 언론은 K리그도 행선지가 될 수 있다고 했지만, K리그는 1~3월이 비시즌인만큼,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다. 경쟁력 유지를 위한 측면에서도 맞지 않는다.
당초 유력 행선지로 꼽히던 팀은 AC밀란이었다. 이탈리아 '투토메르카토웹'은 'AC밀란이 흥미로운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손흥민은 MLS 시즌이 끝나면 2~3개월간 실전 경기를 치를 수 없기 때문에, 유럽에서 몸 상태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그의 클래스와 경험은 밀란의 공격진에 즉각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탈리아 최고 명문 중 하나인 AC밀란은 올 시즌 순항하고 있다. 공격진 강화를 원하는 AC밀란은 손흥민을 마지막 퍼즐로 원하는 분위기였다. AC밀란 해설만 42년째 한 펠레가티는 "손흥민은 공격 포지션 어디든 뛸 수 있는 정말 대단한 선수다. 꼭 AC밀란에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밀라노 지역 언론은 손흥민의 대표팀 동료인 오현규(헹크)를 찾아가 손흥민의 AC밀란행 가능성을 묻기도 했다.
하지만 유럽이적시장의 전문가로 잘 알려진 마테오 모레토는 26일 유럽이적시장의 최고봉인 파브리시오 로마노의 유튜브에 출연, 손흥민의 AC밀란행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봤다. 그는 "나는 지난 며칠 동안 정말 많은 손흥민 관련 질문을 받았다. 손흥민이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기 위해서 과거에 데이비드 베컴이 그랬던 것처럼 1월에 AC밀란으로 향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렸다. 손흥민은 자신의 가치, 카리스마, 자신이 해낼 수 있는 것들을 이미 증명한 선수"라고 했다.
이어 "손흥민과 AC밀란의 이적설에 대해서 내가 들은 걸 요약해주자면, 내가 몇 번 확인한 내용인데 현재 협상테이블에는 아무것도 없다. 현재로서는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AC밀란이 손흥민을 고려하지도, 평가하지도 않고 있다. 비용을 계산했을 때의 이유다. AC밀란은 이적시장에서 손흥민보다 더 우선하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고 밝혔다. 모레토는 하파엘 레앙이라는 최고의 왼쪽 날개를 보유하고 있는 AC밀란이 정통 스트라이커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그 사이 새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바르셀로나행 가능성이 제기됐다. 27일 스페인 '피차헤스'는 '바르셀로나가 겨울이적시장에서 공격을 보강하기 위해 다재다능한 공격수를 찾고 있으며, 손흥민이 유력한 타깃으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이어 '바르셀로나가 손흥민 측과의 접촉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MLS 시즌이 종료된 후 단기 임대 형태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파차헤스는 '바르셀로나가 최근 이어지는 부상 악재로 공격진의 뎁스가 크가 약화됐다. 경험을 갖춘 베테랑 공격수를 원하고 있다'며 '손흥민에 대한 관심은 이해하기 어려우면서도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결정'이라고 했다. 손흥민과 바르셀로나가 연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바르셀로나는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제기됐을때부터 관심을 보였다. 파차헤스는 '손흥민은 이미 오래전부터 바르셀로나의 스카우트 레이더에 있었다'며 '올 겨울 그 관심이 구체적인 움직임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