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축구계엔 '수비를 잘하는 팀이 우승한다'는 격언이 있다. 반대로 강등을 피하기 위해선 공격을 잘해야 한다. 빠른 잔류권 진입을 위해선 '한 걸음(승점 1)'보단 '세 걸음(승점 3)'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제주 SK가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세 걸음씩 걷는 법을 깨우친 듯하다. '하나은행 K리그1 2025' 24라운드부터 33라운드까지 10경기 동안 이기지 못하며 강등권까지 추락한 제주는 25일 수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파이널B 첫 경기(34라운드)에서 2대1로 승리하며 무승에서 탈출했다. 그 배경엔 승점 3점을 따기 위한 기조 변화, '공격 앞으로'가 있다. 유리 조나탄의 멀티골로 수원FC를 잡았다. 23라운드 서울전(3대2 승) 이후 처음으로 상대를 힘으로 찍어눌렀다. 축구계에선 "제주가 달라졌다"라는 반응이다.
지난 9월 물러난 김학범 전 감독으로부터 지휘봉을 물려받은 김정수 감독대행은 키워드 '수비색'로 요약되는 팀의 전술 컬러를 '공격색'으로 바꿨다. 가라앉은 라커룸 분위기를 바꿀 카드가 필요했던 제주 선수단은 새 시스템과 함께 활기를 되찾았다. 제주는 K리그 초유의 '단일경기 4퇴장'으로 조명받은 31라운드 수원FC전(3대4 패)부터 전북(1대1 무), 대전(1대3 패), 이번 수원FC전까지 4경기에서 7골을 몰아쳤다. 경기당 1.75골에 해당하는 득점력으로, 이전 30경기 경기당 평균 득점(1골)보다 평균 0.75골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제주는 12개팀 중 기대득점(xG)이 7.55골로 12개팀 중 가장 높았고, 팀 득점은 2위 김천(9골), 3위 대전(8골)에 이어 3번째였다. 김 대행 부임 후 경기당 평균 슈팅은 11.1개에서 14개로 평균 2.9개 늘었고, 무엇보다 페널티지역 내 슈팅이 11.25개로 종전 6.03개보다 5개 이상 증가했다. 크로스도 4.57개에서 8.5개로 늘었다. 공격적인 전술은 '탱크'도 춤추게 했다. 제주 주포 유리 조나탄은 최근 4경기에서 15개의 슈팅을 쐈는데, 직전 4경기 슈팅수는 단 3개였다. 수원FC전에서 첫 멀티골을 넣으며 시즌 11골로 개인 K리그 최다골(종전 2023년 10골)을 갈아치웠다.
승강 플레이오프권인 11위 제주(승점 35)는 이날 승리로 10위 수원FC(승점 38), 잔류권인 9위 울산(승점 41)과의 승점차를 각각 3점과 6점으로 좁히고 12위 대구(승점 28)와는 7점으로 벌렸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반등 포인트는 분명히 잡았다. 남은 광주-안양-대구-울산과의 파이널B 4연전에서 수원FC전처럼 공격력과 강한 투쟁심으로 무장한다면 잔류도 불가능할 것 없다. 제주엔 위기에 강한 베테랑이 많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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