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피격되자 기수 적진으로 향해 진지 파괴 후 전사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국가보훈부는 '2025년 11월 이달의 6·25 전쟁영웅'으로 찰스 J. 로링 주니어 미국 공군 소령을 선정했다고 31일 밝혔다.
    로링 소령은 전쟁 당시 김화 저격능선에서 유엔군의 근접항공지원 임무 중 적 사격으로 기체가 피격되자, 기수를 적진으로 향해 적 진지를 파괴하고 장렬히 전사한 인물이다.
    1918년 미국 메인주 포틀랜드에서 출생한 그는 1942년 미 육군 항공대에 입대한 뒤 소위로 임관, 유럽 전선에서 총 55회의 전투 임무를 수행했다.
    이후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한국으로 파병돼 제8전투폭격비행단 산하 제36비행대대와 제80비행대대에서 비행 및 작전 장교로 근무하며 유엔군 근접항공지원과 공습 임무를 수행했다. 
    당시 극동공군(FEAF·Far East Air Forces)은 공산군을 휴전협상에 나오도록 압박하기 위해 항공압박 작전을 수립, 6월 23일 북한의 발전소를 시작으로 7∼8월에는 평양에 대한 대대적인 폭격을 감행했다. 
    또한 유엔군은 11월 내내 군화 서북쪽의 삼각고지와 저격능선을 두고 중공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1952년 11월 22일 로링 소령은 4대의 F-80 전투기를 이끌고 임무를 지휘하던 중 아군 지상군을 위협하던 중공군의 대규모 포병진지에 대한 '급강하 폭격' 명령을 받았다.
    이에 로링 소령은 타격 목표를 확인하고 작전을 수행하다 적의 대공사격을 받아 기체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지만, 탈출 대신 희생을 결단했다. 
    그는 북서쪽 능선에 포진한 적진을 향해 전투기를 선회한 뒤 기수를 급강하하며 적 진지를 파괴하고 장렬히 전사했다. 이에 유엔 지상군은 적의 위협을 제거하고 전선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 
    로링 소령의 이러한 공로를 인정해 미국 정부는 1954년 5월 5일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대한민국 정부는 2024년 7월 27일 태극무공훈장을 각각 추서했다. 
    lisa@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