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일보 "지구는 두 대국 담기에 충분" 등 '분위기 띄우기' 논평
다른 중화권 매체들은 "합의 내용 실제 이행할지 지켜봐야" 지적도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미중 정상의 30일 부산 회담을 두고 양국이 갈등 해결이 아닌 '일단 유예'를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들은 줄줄이 미중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분위기 띄우기' 논평을 내놨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31일 주요 국제 문제에 관한 입장을 밝히는 '종소리'(鐘聲) 논평에서 "중미 양국 정상의 부산 회담은 중미 간의 공동이익이 이견보다 훨씬 크고, 협력은 양국의 유일하게 올바른 선택이라는 점을 다시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역사의 가르침과 현실의 필요, 미래의 외침은 모두 한 가지 결론을 가리킨다"면서 "넓은 지구는 중미 두 대국을 담기에 충분하고, 양국은 파트너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인민일보는 전날 회담 현장을 묘사한 별도 기사에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부각하기도 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70여년 동안 우리는 한 장의 청사진을 끝까지 고수한 채 누군가를 도전하거나 대체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자기 일을 잘하는 데 힘을 집중했으며, 세계 각국과 발전 기회를 나눴다"는 '중국 성공의 비밀'을 설명했다면서 "이 발언은 솔직하면서도 자신감 있게 미국과 전 세계를 향해 중국이 평화발전·협력윈윈의 굳은 결심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자평했다.
    평소 미국 등 타국을 향해 노골적 비난을 가해온 국수주의 성향의 글로벌타임스(환구시보 영문판) 역시 사설에서 "사람들은 중국과 미국이 두 정상의 강력한 전략적 지도 아래 세계 평화·발전에 새롭고 더 큰 공헌을 하기를 기대한다"며 "양국이 함께하면 위대한 것들을 성취할 수 있다"고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몇 해 동안 중미 연대의 실질적 난관 가운데 상당수는 미국 일부 인사의 잘못된 대(對)중국 인식에서 비롯됐다"며 "'중국 경제가 정점을 찍고 쇠퇴 중'이라거나 '중국이 미국을 대체한 새로운 패권국이 되려 한다'는 주장은 중국에 대한 인식을 왜곡하고 중국 관련 이슈 논의 분위기를 심각하게 저해했다"고 덧붙였다.
    홍콩 성도일보나 싱가포르 연합조보 등 다른 중화권 매체들은 미중 양국이 '손실 제한'을 위한 합의를 이룬 것이라고 평가했다.
    성도일보는 류뎬 중국 푸단대 중국연구원 부연구원을 인용, 이번 회담에서 언급된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 의사는 "중미가 예측 가능한 단계적 성과를 갖게 될 것이라는 의미"라면서 "양측은 '회담'에서 '메커니즘화된 소통'으로 나아갈 준비를 했는데, 이는 글로벌 시장과 공급망, 기술 기업에 중미가 '평온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명확한 신호가 된다"고 전했다.
    반면 연합조보는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가 잠시 안정될 수 있지만, 합의 내용을 실제로 이행해야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뤄밍후이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의 의견을 소개하기도 했다.
    xing@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