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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에도, 2025년에도 '불펜 엔딩' …19년 세월에도 변하지 않은 헌신, 우승이 이렇게나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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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본인이 던지겠다고 하는데…."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5차전을 앞두고 김경문 한화 감독은 '총력전'을 선언했다.

1승3패로 밀린 시리즈. 한 경기 패배는 곧 시즌 종료를 알리게 됐다.

마지막까지 포기할 수 없는 순간. 2차전 선발 투수였던 류현진(38)은 대기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19년 전 한화의 한국시리즈. 류현진은 1차전과 4차전 선발 등판 뒤 6차전에 불펜으로 나왔다. 1승1무3패로 밀려있던 시리즈. 1-3으로 지고 있던 접전 상황에 류현진이 2이닝을 지웠지만, 결국 팀 패배와 함께 준우승의 쓴맛을 봤다.

공교롭게도 19년 뒤에도 류현진은 비슷한 상황을 마주했다.

'막내' 류현진은 어느덧 '최고참'이 돼있었다. 신인 때와 같은 기량은 아니었지만, 26경기에서 9승7패 평균자책점 3.23을 기록하며 굳건한 모습을 이어갔다.

다만, 가을야구에서의 모습은 아쉬웠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4이닝 6안타(2홈런) 1볼넷 3탈삼진 4실점으로 흔들렸다.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로 나왔지만, 3이닝 7안타(1홈런) 2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졌다.

한화는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몰렸다. 공교롭게도 19년 전과 같은 점수 차 상황에 류현진은 등판했다.

류현진은 8회초 마운드에 올라왔다. 선두타자 신민재와 김현수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문보경을 병살타로 처리한 뒤 오스틴 딘을 3구 삼진 처리하면서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다.

8회말 한화 타선은 선두타자 황영묵이 안타를 쳤지만, 득점으로 잇지 못했다.

류현진은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안타를 맞은 뒤 박동원을 뜬공으로 돌려세웠지만, 구본혁과 박해민의 연속 안타로 만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홍창기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쐐기점을 허용했다. 한화는 결국 9회말 2사 후 노시환이 안타를 쳤지만, 추가 안타가 나오지 않으면서 LG의 우승을 지켜봐야만 했다.

경기를 마친 뒤 류현진은 굳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우승의 꿈은 다음으로 밀리게 됐다.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