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브스병은 자가면역 반응으로 인해 갑상선 기능이 과도하게 항진되는 질환이다.
1940년대 개발된 항갑상선제(ATD)가 현재까지 표준 치료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전체 환자의 약 25%가 약물에 반응하지 않아 충분한 치료 효과를 보지못하거나, 갑강선안병증 등의 합병증 또는 잦은 재발을 겪어 미충족 수요가 큰 상황이다.
현재 미국에서만 매년 약 2만 명의 2차 치료 필요 환자와 약 33만 명의 ATD 재발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관련 '2025 대한내분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한올바이오파마가 한국에서 개발된 신약의 최신 데이터를 국내에서 선보였다.
지난 10월 30일~11월 1일 열린 이번 학술대회는 당뇨병, 비만, 지질, 갑상선, 골대사, 뇌하수체, 부신 등 내분비대사 분야의 최신 연구성과를 공유하고 산·학·연 전문가들이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국내 최대 규모 행사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 10월 31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학연산 심포지엄 2부 '그레이브스병의 정밀의학 접근 및 융합 연구방향' 세션에 초청 연사로 참여했다. 이날 글로벌연구센터 김영주 센터장은 '그레이브스병의 연구를 위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주제로 한올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토클리맙(HL161BKN)'과 '아이메로프루바트(HL161ANS)'의 연구 현황과 임상 성과를 발표했다.
바토클리맙과 아이메로프루바트는 한올바이오파마가 개발하고, 이뮤노반트(Immunovant)의 모회사 로이반트(Roivant)에 라이선스 아웃한 물질로, FcRn을 억제해 병리적 자가항체를 감소시키는 기전을 가진다. 바토클리맙은 지난해 임상 2상 초기 결과에 이어, 올해 투여 완료 후 6개월 유지효과 데이터를 공개해 근본적인 질병 조절 가능성을 입증했다.
임상 2상에서 바토클리맙을 24주 투여한 결과, 기존 항갑상선제로 조절되지 않던 환자의 72%에서 치료 반응이 확인되었다. 투여 완료 후 24주 시점에도 80%의 환자에서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정상 범위 내에 머물렀고, 이 중 절반은 항갑상선제 없이도 안정적인 상태를 보였다. 또한 고용량 바토클리맙을 투여받은 환자의 60%가 12주 시점에 호르몬 수치가 정상 범위로 회복했을 뿐만 아니라, 항갑상선제 복용을 중단하였다.
특히 투여 완료 후에도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자가항체(TRAb)가 감소된 수준으로 유지돼 기존 치료제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는 치료제로 주목받았다. 임상 기간 중 새롭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없었다.
차세대 FcRn 억제제 아이메로프루바트도 바토클리맙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레이브스병에 대한 2건의 등록 임상을 진행 중이다. 아이메로프루바트는 비임상 연구에서 바토클리맙과 동일한 수준의 체내 항체 감소 효과를 보였으며, 임상 1상에서도 일관된 결과를 확보해 높은 잠재력을 입증한 바 있다.
김영주 한올바이오파마 센터장은 "FcRn 억제제는 질환의 근본 원인인 자가항체를 조절함으로써 기존 치료로 해결되지 않던 영역을 공략할 수 있는 혁신적 접근"이라며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글로벌 신약 개발을 선도하며, 자가면역질환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