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학생체=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연패 면하고, 연패 몰아넣었네.'
남자프로농구 서울 SK가 부산 KCC에 연패 수모를 안기며 연패 위기를 피하는데 성공했다.
SK는 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KCC와의 홈경기에서 76대68로 승리했다.
이로써 SK는 연패를 피하는 대신 KCC에게 3연패를 안겼다. KCC의 3연패는 올 시즌 팀 최다 기록이다.
KCC는 올 시즌 처음으로 연패를 겪는 중이었다. 지난 1일 서울 삼성전에서 23점 차(77대100)로 완패하면서 적잖이 충격도 받았다. 하필 이날 부상으로 인해 1라운드 7경기 결장했던 최준용이 복귀했는데, 전력 보강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날 두 팀의 대결에서는 복귀 선수의 '티'가 나고 안 나고의 차이를 견줘보는 관전 포인트도 생겼다. SK도 이날 귀중한 부상 복귀자가 있었다. 종아리 부상이던 자밀 워니와 무릎 수술을 받은 오세근이다. 팀의 핵심 전력인 워니는 당초 오는 9일 삼성전에서 부담 없이 출전할 것으로 예상됐다는 게 전희철 SK 감독의 설명이다. 한데 지난 3일 오후 워니가 통증이 호전됐다며 출전 의지를 보였다고 한다. 국가대표 에이스 안영준이 빠진 SK로서는 워니의 조기 합류는 가뭄 속 단비같은 희망 요소였다.
이날 SK는 KCC와 달리 '복귀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죽다 살아난 복귀 효과였다. SK는 워니를 선발로 내놓고도 최준용 복귀 효과를 누리지 못한 KCC를 재현하는 듯 초반에 고전했다. 지난 1라운드 첫 대결에서 KCC 허웅과 숀롱 봉쇄에 실패하며 패했던 전희철 감독은 "리바운드, 매치업 모두 밀렸했다. 오늘은 워니가 설욕을 할 것이라 믿는다"면서도 "숀롱은 라이벌 의식 때문인지 워니를 만나면 골밑을 깨부수려는 듯 더 열심히 하던데, 워니가 이타적인 플레이에 집중하고 과욕을 부리지 않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워니는 1쿼터부터 불안을 안겼다. 숀롱과의 매치업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다. 1쿼터에서 워니가 4득점, 2리바운드에 그친 반면 손롱은 5득점, 6리바운드로 제몫을 했다. 그 사이 SK와 KCC는 화끈한 외곽 대결로 즐거움을 선사했다. KCC 송교창과 SK 오재현이 서로 3점슛 3개를 던져 100%의 성공률을 보이며 맞불을 놓았다. 일찌감치 불붙은 '포' 대결은 2쿼터에 한층 가열됐다. SK의 아시아쿼터 톨렌티노가 불을 뿜었다. 3점슛 2개 포함, 12점을 몰아친 그의 '원맨쇼' 덕에 쿼터 시작 5분여 만에 역전 성공에 이어 34-26으로 달아났다.
기쁨도 잠시, '워니 변수'가 SK를 또 괴롭혔다. 쿼터 종료 4분여 전, 휴식을 취한 워니를 대릴 먼로 대신 투입하자 SK의 주도권이 급격하게 소멸됐다. 워니가 교체 투입되자마자 장재석에게 가로채기를 당하며 턴오버를 범하자 '갑분싸'가 됐다. SK의 플레이는 다시 무뎌졌고, KCC서는 침묵했던 허융과 최진광의 3점슛이 잇달아 터졌다. 그덕에 KCC는 1점 차(39-40) 추격에 성공하며 전반을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워니 변수'는 여기까지, 후반 승부처에서 워니 효과는 빛을 발했다.
1, 2쿼터에 화끈하게 주고 받았으니 3쿼터부터는 시소게임의 연속이었다. 3쿼터 시작과 함께 송교창 최진광의 연속 3점슛을 앞세운 KCC가 47-41 역전에 성공했고, SK는 뒤늦게 슛감을 살린 워니의 5득점을 앞세워 다시 리드를 잡았고 쿼터 종료까지 팽팽한 우세를 이어갔다.
SK는 4쿼터 초반 워니의 연속 득점으로 62-57로 더 달아나며 마침내 승기를 잡기 시작했고 종료 1분54초 전, 워니의 활약 덕에 승리를 바짝 다가설 수 있었다. 71-61로 앞선 상황에서 수비리바운드를 잡은 워니는 특유의 속공 역습을 전개한 뒤 최부경의 위닝샷 바스켓카운트를 어시스트했다.
이미 승기를 빼앗긴 KCC는 막판 워니의 활약을 막지 못하면서 쓴맛을 봐야 했다. KCC는 이날 15분밖에 뛰지 못한 최준용(7득점, 2리바운드)의 복귀 효과를 여전히 누리지 못했다.잠실학생=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