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사실상 LG 우승 시킨 선수인데, 대표팀 주전 위태?
LG 트윈스 신민재는 염경엽 감독이 LG 감독으로 부임한 후 키워낸 최고의 신데렐라다. 그저 발만 빠른 대주자인줄 알았는데, 염 감독을 만나 공-수 모두 일취월장하며 지금은 리그 최고의 2루수로 인정받는다. 정교한 타격에 약점이라던 수비는 현 시점 KBO리그 2루수들 중 톱이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도 5경기 타율 4할9리를 기록하며 우승 일등공신이 됐다. 기록을 떠나, 공-수 승부처에서 신민재의 플레이 하나하나가 경기 흐름을 바꾸는 장면들이 많았다. 올해 골든글러브 수상이 유력해 보인다.
야구를 잘하니, 지난해 처음으로 프리미어12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올해도 마찬가지. 체코, 일본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당연하게(?) 대표팀에 승선했다.
하지만 2루 주전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난적'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크하고 있는 '120억원의 사나이' 송성문(키움)이다.
대표팀은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한국시리즈 후 휴식을 취하던 LG, 한화 이글스 선수들까지 모두 합류했다. 완전체가 됐다.
주목을 받은 건 차고 넘치는 3루수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것이었다. 이번 대표팀에는 노시환(한화) 김영웅(삼성) 문보경(LG) 한동희(상무) 송성문까지 5명의 수준급 3루수들이 몰려있다. 여기에 부상으로 함께 하지 못한 김도영(KIA)까지 온다 하면 3루는 그야말로 전쟁터다.
포지션 배분이 필요했다. 이날 완전체 첫 수비 훈련을 통해 답이 나왔다.
3루 자기 땅을 지킨 선수들은 노시환과 김영웅이었다. 두 사람이 잘 하는 것도 있겠지만, 사실 두 선수는 3루 외 다른 포지션은 불안하다.
1루는 문보경과 한동희가 배치됐다. 문보경은 사실상 류지현 감독이 점찍은 주전 1루수다. KBO리그 기존 주전 1루수들보다 타격 능력이 월등한데다, 이미 대표팀과 LG에서도 1루 경험이 풍부해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그리고 송성문은 2루에서 신민재와 함께 훈련했다. 송성문 역시 김도영을 피해 골든들러브를 노려보겠다며 올시즌 시작을 2루로 했을 정도로, 2루 수비에 문제가 없는 선수다.
그렇다면 송성문과 신민재, 누구를 주전으로 써야할까. 신민재도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엄청나게 훌륭한 선수로 성장했지만 어떤 감독도 송성문 카드를 그냥 지나치기 힘들다. 올시즌 3할1푼5리 26홈런 90타점 25도루. 2년 연속 수준급 활약을 펼쳤다. 키움과 120억원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하고,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신청할 준비를 한다는 걸로 설명이 더 필요 없다.
일단 단기전은 공격이 중요하니 송성문이 앞에 나서고, 수비와 작전이 필요할 때 신민재가 받치는 역할을 하는 게 유력하다. 물론 이들도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아서는 안 된다. 김하성(애틀랜타), 김혜성(LA 다저스) 등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합류하면 내야에 엄청난 지각 변동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척=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