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구단이 주도적으로 코칭스태프 조각을 발 빠르게 움직여 맞춰가고 있다. 두산 베어스가 다음 시즌을 위해 완전히 작심했다.
두산은 이번 시즌을 9위로 마친 후, 그 어느 팀보다 빠르게 새 시즌 준비에 나섰다. 최우선 과제는 새 사령탑 선임. 전반기 이승엽 전 감독이 물러난 후, 조성환 감독대행 체제로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모두 마친 두산은 심도 높은 감독 면접과 토론 끝에 김원형 전 SSG 랜더스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감독 선임 과정부터 '변화'를 위한 의지가 느껴졌다. 이번 감독 선임때 김원형 감독을 비롯해 조성환 감독대행 등 유력 후보들이 강도 높은 면접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감독대행이 정식 감독으로 선임될 확률이 가장 높은 것 아니겠냐는 의견도 있었으나, 최종 선택은 달랐다. 마운드 안정화를 첫번째 목표로 두고, 투수 전문가 출신인 김원형 감독을 선택한 배경이다.
김원형 감독 선임 못지 않게 흥미로운 것이 후속 코치 선임 절차다. 올해 두산의 경우, 그 어느 때보다 구단이 적극적으로 나서며 빠르게 좋은 코치들을 모으고 있다. 물론 '좋은 코치'의 기준은 주관적이고, 선수들과의 합이 별개로 중요하지만. 일단 팀과 잘 맞을 수 있는, 두산의 팀 컬러를 회복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코치진을 모으고 있다.
면면이 화려하다. 일단 올해 전반기까지 키움 히어로즈 사령탑이었던 홍원기 전 감독이 수석코치로 김원형 감독을 보좌한다. 홍 수석코치는 여러 팀에서 러브콜을 받았지만, 새로 출발하는 두산을 선택했다. 무엇보다 감독 출신이기 이전에, 오랜 시간 코치로 선수들과 현장에서 함께 호흡해온 시간이 길었던 베테랑 야수 지도자인만큼 투수 출신 감독과의 밸런스를 맞춰줄 적임자라는 판단이었다.
두산에서 선수로 전성기를 보냈던 손시헌 퀄리티컨트롤(QC)코치를 영입했고, 또다른 '두산맨' 출신인 정재훈 투수코치가 다시 컴백했다. 두산이 추구하는 야구 스타일을 잘 구현해낼 적임자인 QC코치나 현재 두산 투수들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투수코치를 더해 구단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어가는 모양새다.
여기에 SSG 랜더스에서 김원형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던 이진영 삼성 라이온즈 타격코치, 손지환 LG 트윈스 2군 수비코치도 조만간 합류가 결정된다. 김원형 감독과 다시 만나게 된 이진영, 손지환 코치는 2022년 SSG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당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사이다.
두산 구단이 그 어느때보다 악착같이 새 스태프 구성에 나서는 이유는 지난 아쉬움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다. 팀 성적 부진이 비단 감독 한사람의 책임이 아니라, 전체 코칭스태프 구성과 조화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고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발 빠르게 움직여 가장 좋은 지도자를 빠르게 확보하는 게 첫번째 조건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