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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사 9층 목탑, 천년왕국의 설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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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덕만이 여왕으로 즉위하고, 신라가 백제, 고구려의 침략으로 위태로워질 때, 그는 "하늘에 닿을 탑을 세워 국운을 일으키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 탑이 바로 황룡사 9층 목탑이다. 80미터에 달하는 이 탑은 당시 신라의 기술로는 불가능한 건축이었고, 결국 백제 장인 아비지가 불려오며 신라와 백제가 '건축'으로 협력하는 기적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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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사랑, 정치가 교차하는 장대한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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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목랑의 예술혼과 사랑의 선택, 선덕여왕 vs 비담·염종 세력의 권력 충돌, 신라의 기술 부족 vs 백제 장인과의 협력 등 세가지 복잡다단한 갈등 구조로 작품은 단순한 시대극이 아니라, 예술과 권력, 사랑과 신념, 남성과 여성, 개인과 국가의 대립과 조화를 그린 문명 서사시다.
작가 권길상은 일본과 미국에서 목수로 일하며 체득한 건축 기술을 바탕으로 한국 전통 건축의 본질을 새롭게 해석해 온 인물이다. 그는 '내 손으로 짓는 내 집', '전원주택 데크 만들기' 등 실용서를 베스트셀러로 이끌었으며, 2024년 '인간과 문학'에 단편소설 '무뎌진 대팻날'을 발표하며 문단에 등단했다. 그는 "목수의 눈에는 황룡사 9층탑을 다시 세우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한다.
이번 장편 '서라벌'을 통해 그는 "현실에선 불가능하지만, 소설 속에서는 황룡사 9층탑을 다시 세워 서라벌의 혼을 부활시키고 싶었다"고 밝힌다.
그는 이어 "건축은 고된 노동이지만, 그 결과는 한 편의 시이며 하나의 우주다"라며 "황룡사 9층탑은 그 시절 신라인의 상상력과 신념, 그리고 예술혼이 집약된 걸작이었다. 나는 그 탑을 다시 짓는다는 마음으로 이 소설을 썼다"고 밝혔다.
또 "선덕여왕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폄하되었지만, 그의 통치는 무력보다 강한 '건축의 힘'으로 백성을 하나로 묶었다. 그 탑은 신라가 세계로 향한 첫 건축적 선언이었다"고 말했다.
"불가능에 도전한 건축, 여왕의 신념이 민족을 일으킨다"
'서라벌'은 "불가능에 도전한 한 목수와, 여인의 몸으로 제국의 혼을 일으킨 한 여왕의 이야기"로 정의된다. 황룡사 9층탑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신라의 재건과 민족의 자존심을 세운 상징이자, K-문화의 원형"이라 평가되고 있다.
또 이 작품은 대중에게는 감동적인 사랑과 성장의 드라마로, 학술적으로는 고대 건축의 미학을 복원하며, 세계 시장에서는 동아시아 여성 통치자의 서사로 주목받을 수 있는 작품이 될 전망이다.
'서라벌'은 'APEC 이후 세계의 눈이 머문 도시, 경주'를 문학적 무대로 다시 부활시킨 작품이다. 황룡사 9층탑과 첨성대, 문무왕릉, 동궁과 월지 등 경주의 문화유산이 소설 속에서 살아 움직이며, 독자에게 "천년의 건축이 말하는 K-정신"을 전한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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