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올해까지 메이저리그 14시즌. 통산 115승. 노모 히데오의 뒤를 잇는 일본의 빅리그 레전드.
빛나는 기록을 남긴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은퇴 위기에 몰렸다. 다르빗슈는 5일(한국시각) 자신의 SNS에 "최근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2026시즌에는 던질 수 없다. 다시 편안하게 공을 던질 수 있도록 열심히 재활하겠다"고 밝혔다.
다르빗슈로선 생애 3번째 팔꿈치 수술이다. 1986년생인 다르빗슈도 어느덧 야구 인생의 황혼기에 직면했다.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재활과 복귀가 쉽지 않을 나이다.
장기 계약 직전인 2022년 30경기에 선발등판, 194⅔이닝을 소화하며 16승8패 평균자책점 3.10의 수준급 기록을 남겼다. 때마침 다르빗슈가 과거 '36세에 은퇴하고 싶다'고 말한 적도 있어 은퇴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해 겨울 샌디에이고와 6년 1억 800만 달러(약 1456억원)의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당시만 해도 다르빗슈의 클래스나 열정은 여전히 최고지만, 나이를 감안할 때 너무 위험한 계약이란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걱정은 현실이 됐다.
다르빗슈는 첫해 24경기 136⅓이닝을 소화하며 비틀거렸다. 지난해에는 16경기 81⅔이닝, 올해는 15경기 72이닝으로 점점 부상 결장도 길어졌고, 부진이 깊어졌다. 특히 올시즌 5승5패 평균자책점 5.38이란 기록은 커리어 최악이다. 그리고 아직도 계약기간 3년이 더 남아있다.
실력 외에도 1m96의 훤칠한 키와 유연한 투구폼, 수려한 외모를 지녀 국내에도 팬이 많은 다르빗슈다. 특히 지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 함께 일본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 노릇을 하며 우승을 이끄는 리더십까지 눈부신 선수다.
메이저리그 아시아 최다승 기록 보유자는 '코리안특급' 박찬호다. 박찬호는 1994년 다저스에서 데뷔, 2010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은퇴할 때까지 총 7팀에서 17시즌 동안 활약하며 124승을 올렸다.
2위는 노모 히데오(123승)다. 이미 일본프로야구(NPB)를 휘어잡은 뒤 27살의 늦은 나이에 빅리그에 도전해 거둔 성과다.
그 뒤를 잇는 선수가 바로 다르빗슈다. 박찬호를 넘어설 가장 유력한 후보였지만, 부상에 발목을 잡힐 위기에 처했다. 선수의 뛰어난 클래스, 샌디에이고와의 장기계약이 더해져 시간은 충분해보였지만, 올시즌 내내 그를 괴롭혔던 팔꿈치 부상에 다시 발목을 잡혔다.
시즌 종료 직후 고민에 빠졌던 다르빗슈는 FA 시장 개막을 앞두고 끝내 수술을 택했다.
뒤집어말하면 아직 선수생활 연장에 대한 의지가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여전히 150㎞를 넘나드는 직구를 뿌리는 다르빗슈다. 커리어 연장만을 고려한다면, 재활을 거쳐 2년 정도 더 뛰는 것은 가능할지도 모른다.
다만 돈에 크게 집착하지 않고 이미 여러차례 은퇴를 고려했던 다르빗슈의 특성상 재활 과정에서 그대로 은퇴할 가능성도 있다.
다르빗슈 외에는 박찬호의 아시아 최다승 기록에 도전할 후보가 당분간 없다. 구로다 히로키(79승) 류현진, 다나카 마사히로(78)는 이미 빅리그 커리어가 끝났다. 마에다 켄타(68승)도 빅리그 잔류가 불투명하다. 오타니는 아직 39승에 불과하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