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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호형 다음 나이 많지만, 싸워서 경쟁"…어느덧 28살, FA 협상 결과 상관없이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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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일본)=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박)찬호 형 다음으로 나이가 많지만, 나도 어린 선수들이랑 싸워서 주전 경쟁을 해야 한다. 동기 부여도 되고, 지지 않으려 한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규성은 올해 28살이 됐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 2차 7라운드로 KIA에 입단해 벌써 올해로 프로 10년차가 됐다. 이제는 만년 백업 또는 2군 선수에서 벗어나 주전으로 도약하고 싶은 나이가 됐다.

올해 김규성은 1군에서 133경기를 뛰었다. 커리어 하이. KIA가 지난 6월 돌풍을 일으키며 월간 승률 1위에 올랐을 때 김규성은 그 중심에 있었다. 타율 0.342(38타수 13안타), 1홈런, 4타점, 7득점을 기록하며 데뷔 이래 최고의 한 달을 보냈다.

이범호 KIA 감독은 김규성을 계속 1군에 두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시즌을 보내길 바랐는데, 안타깝게도 바람이 전부 이뤄지진 않았다. 6월 활약을 끝으로 7월부터 김규성의 타격 페이스가 뚝 떨어졌기 때문. 1군에서 쭉 시즌을 보낸 게 처음이다 보니 체력 관리 노하우가 없었고, 안정적이던 수비에서도 조금씩 실수가 나왔다. 결국 후반기에는 윤도현, 박민 등에 밀려 출전 시간이 줄었다.

김규성은 "올해 처음 133경기까지 뛰면서 체력 부담이 제일 컸다. 뭔가 움직임이 둔해지더라. 수비할 때도 그렇고, 방망이 칠 때도 그렇고 움직임이 조금씩 늘어지다 보니까 타석에서 타이밍이 조금씩 늦어지고 이런 게 생기더라. 그래서 첫 번째로 체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올해를 되돌아봤다.

김규성은 쉴 틈 없이 마무리캠프가 열리는 일본 오키나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마무리캠프는 아무래도 유망주와 2군 선수들 위주로 꾸려지다 보니 김규성이 고참급이다. 어린 선수들과 훈련이 머쓱할 수도 있지만, 김규성은 개의치 않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규성이 1군 주전으로 완전히 도약하기 위해서는 다음 시즌이 정말 중요하다. FA 최대어인 유격수 박찬호의 거취가 결정돼야 다음을 더 이야기할 수 있지만, 만약 박찬호가 KIA 잔류를 선택하지 않으면 KIA 내야수들에게는 엄청난 기회의 문이 열린다. 그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도록 정현창, 박민 등과 함께 오키나와에서 부지런히 뛰고 있다.

김규성은 "(지금 상황이) 동기 부여가 된다. 내가 찬호 형 다음으로 나이가 많지만, 나도 어린 선수들이랑 싸워서 주전 경쟁을 해야 한다. 동기 부여도 되고, 당연히 나도 이제 지지 않으려고 어린 선수들보다 더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한 KIA 관계자는 김규성이 6월에 눈부신 활약을 펼쳤을 때 "이제 잘할 나이가 됐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야구 선수는 나이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를 최고 전성기로 본다. 지금이 바로 김규성이 한 계단 더 올라가야 할 때다.

김규성은 "나도 이제 나이도 있고, 정말 백업으로 많은 시간이 흘렀다. 나도 진짜 잘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제 어린 애들은 더 많이 들어오고, 경쟁자가 더 많아지고 있다. 이번 캠프부터는 어린 애들보다 더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다. 잘하는 선배가 있든 누구든 앞선 선수가 있으면 그 선수보다 잘해야 주전이 되는 거니까. 누구나 다 그렇게 하기 때문에, 나도 항상 이기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번 마무리캠프에서는 올해 아쉬웠던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면서 타격과 수비도 더 착실히 준비하려 한다.

김규성은 "수비 쪽에서도 내가 잔실수가 계속 나오고 있어서 수비 잔실수를 많이 줄이고, 방망이도 지금 많이 좋아졌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좋아지려고 한다. 올해 마무리캠프부터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키나와(일본)=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