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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 천적은 삼성? 우연일까 상성의 결과일까. 선두 정관장은 왜 삼성에 모두 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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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올 시즌 돌풍의 팀은 안양 정관장이다. 시즌 전 6강 다크호스로 꼽혔다.

시즌 개막이 됐다. 정관장은 탄탄한 팀워크와 조니 오브라이언트, 변준형의 원-투 펀치를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김영현 한승희 표승빈 등 강력한 수비력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제 몫을 했고, 베테랑 박지훈과 김종규도 팀 조화에 역할을 담당했다.

11경기를 치른 6일 현재, 창원 LG와 공동 선두다. 8승3패를 기록 중이다.

그런데, 독특한 기록이 하나 있다. 3패 중 2패를 서울 삼성에게 졌다. 1, 2라운드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다.

지난달 12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1라운드 경기를 그럴 수 있다.

정관장은 당시 백투백 경기를 치렀다. 박지훈도 없었다. 유도훈 감독은 주전들의 체력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백업선수들을 스타팅으로 내보냈고, 결국 삼성의 날카로운 기세에 패했다.

단, 패할 이유가 분명히 있었던 경기였다.

그리고 2라운드. 잠실실내체육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6일 경기였다.

정관장은 각오를 다지고 나왔다. 삼성은 간판 가드 이대성이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결장한 상태였다. 빅맨 이원석도 가세한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런데, 정관장은 초반부터 끌려 다녔다. 결국 삼성에게 완패를 했다.

농구에는 독특한 매치업 상성이 있다. 유독 그 팀만 만나면 약한 고리가 있는 맞대결이 있다.

창원 LG는 정관장에게 고전한다. 객관적 전력은 비슷하지만, 정관장의 1옵션 조니 오브라이언트가 LG의 에이스 외국인 선수 아셈 마레이에게 유독 강하다.

이유가 있다. 오브라이언트는 내외곽이 가능한 포워드형 선수지만, 파워가 좋다. 마레이는 골밑을 지배하지만, 공격 범위가 좁다.

즉, 오브라이언트는 마레이의 골밑 포스트 업 공격을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반면, 오브라이언트의 외곽 공격에 마레이는 고전한다.

이 과정에서 정관장은 골밑 스페이싱이 많이 생긴다. 가드진들의 골밑 돌파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생긴다. LG 입장에서는 마레이의 포스트 업 공격이 실패할 경우, 공격 루트가 단순해진다. 분위기 자체가 많이 떨어진다.

때문에 지난 15일 정관장이 LG와의 창원 원정 경기에서 70대62으로 완승을 거둘 수 있었던 핵심 이유다.

정관장과 삼성은 어떨까.

삼성의 1옵션 외국인 선수는 앤드류 니콜슨이다. 니콜슨은 테크니션이다. 높이가 좋지만, 파워는 약점이 있다. 단, 3점슛 능력은 리그 최상급이다.

페이스 업과 포스트 업을 자유자재로 한다. 오브라이언트는 지난 6일 삼성전에서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니콜슨에 대한 수비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니콜슨이 외곽에 빠지면 이원석에게 골밑 공간이 많이 생긴다. 정관장은 김종규가 있지만, 몸상태가 완전치 않다. 이원석의 스피드와 운동능력에 대응하기 쉽지 않다. 1쿼터 초반 이원석은 페이스업으로 김종규를 따돌리고 날카로운 골밑 돌파 레이업 슛을 성공시켰다. 이런 구조 때문이다.

외곽도 삼성이 뒤지지 않는다. 정관장은 롤이 명확하다. 변준형과 박지훈이 샷 크리에이팅 역할을 한다. 오브라이언트와 함께 상대 수비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슛 찬스를 제공한다.

그런데, 오브라이언트가 니콜슨에 막힌 상황에서 변준형과 박지훈이 이 역할을 하기 쉽지 않다. 삼성은 올 시즌 여전히 수비에 약점이 있지만, 이관희 최성모 최현민 등의 활동력과 1대1 수비력은 견고하다.

반면, 삼성은 3점슈터를 포진시킨다. 니콜슨까지 외곽을 넓게 활용하는 5아웃 공격이 기본이다.

정관장의 핵심 수비수 김영현 표승빈 한승희는 상대 에이스를 막을 수 있는 끈질긴 수비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외곽 에이스가 없다. 저스틴 구탕, 이관희, 이근휘, 최성모 등이 모두 3점슛을 두려움없이 던진다.

니콜슨의 재치있는 움직임, 2옵션 외국인 선수 케렘 칸터의 견고한 스크린을 활용한 약속된 패턴과 프리랜스 오펜스를 혼용한다.

때문에 전문 수비수가 있는 정관장 입장에서는 막기가 상당히 까다롭다.

결국, 정관장은 오브라이언트와 변준형이 부진했다. 그리고 3점슛 성공률은 14.8%(27개 시도 4개 성공)에 불과했다. 삼성은 31개의 3점슛 중 13개를 성공시켰다.

정관장은 올 시즌 상당히 강력하다. 단, 삼성에게 2연패. 과연 단순한 우연일까, 독특한 매치업 상성의 필연적 결과일까, 두 팀의 3라운드 맞대결이 기대된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