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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인니 석유화학단지 가동…신동빈 "양국 협력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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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7천억원 들여 3년 만에 준공식…프라보워 인니 대통령도 참석

(칠레곤[인도네시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롯데케미칼이 5조7천억원을 들여 인도네시아에 지은 대규모 석유화학단지가 3년 만에 준공돼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바섬 서부에 있는 반텐주 칠레곤에서 석유화학단지 준공식을 열었다고 7일 밝혔다.
전날 준공식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이영준 롯데케미칼 총괄대표, 박수덕 주인도네시아 한국 대사대리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인도네시아 정부 측에서는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부 장관과 바흘릴 라하달리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 등도 준공식을 직접 지켜보며 축하했다.
신 회장은 축사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 내 한국 기업의 대규모 투자 중 하나"라며 "양국의 견고한 협력 관계를 상징하는 동시에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산업과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단지에서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주요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한다"며 "20억달러(약 2조8천900억원) 규모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인도네시아의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번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롯데그룹과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들 모두에게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롯데그룹처럼 인도네시아에 투자하는 해외 기업들이 신뢰를 갖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이번 준공식이 좋은 선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부터 39억5천만달러(약 5조7천100억원)를 들여 칠레곤에 있는 110ha(헥타르·1㏊는 1만㎡) 부지에 석유화학단지를 건설했다.
올해 5월 완공 후 3개월 동안 시험 가동했으며 최근 본격적으로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에틸렌 100만t, 프로필렌 52만t, 폴리프로필렌 35만t, 부타디엔 14만t, BTX(벤젠·톨루엔·자일렌) 40만t 등 다양한 석유화학제품이 생산된다.
이 단지는 국내에서 축적한 선진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높은 에너지 효율과 탄소 저감 성능을 갖춘 공장으로 지어졌다.
주요 원료인 납사(나프타)뿐만 아니라 액화석유가스(LPG)를 최대 50%까지 투입할 수 있도록 설계해 원가 절감과 운영 효율화를 극대화했다.
스마트 공정 구현의 핵심인 '자산정보관리(AIM) 설루션'도 도입해 전체 설비의 운전 데이터 등 모든 정보를 디지털로 통합해 관리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 중인 '메이킹 인도네시아 4.0' 구상에서 석유화학 산업은 5대 핵심 육성산업 중 하나로 선정됐고, 연평균 5%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은 지난해 에틸렌 기준 현지 자급률이 44%에 불과해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실정이다.
롯데케미칼 석유화학단지가 앞으로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에 석유화학 제품을 공급하면 현지 기업들의 수입 의존도가 점차 완화돼 에틸렌 기준 자급률을 최대 90%까지 끌어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무역수지 개선과 고용 창출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를 주요 거점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시아를 적극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 내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사업다각화도 계속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 석유화학 업계는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정부가 구조조정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석유화학 업계는 연말까지 구체적 사업 재편 안을 내겠다고 약속했지만, 기업마다 이해관계가 엇갈려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 달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와 관련한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so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