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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교과서에도 실린 변웅필…'단순함 속의 완벽' 보여주는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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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할 것 없다…극한의 완성 추구하지만 관객은 편하게 봤으면"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자기 작품을 "특별한 것 없는 그림"이라고 소개하지만, 국내 8종 중·고등학교 미술 교과서에 작품이 실린 작가 변웅필(50)의 개인전 '아무렇지 않은 날들'이 서울 삼청동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 7일부터 열린다.
그는 선을 최소화하고 면으로 인물과 사물을 단순하게 표현한다. 개막을 앞두고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거대한 의미를 말하고 예술론을 펼치는 것이 의미 없다고 생각했다"며 "그보다는 캔버스에 내가 원하는 형태를 만들고 색을 배치하면서 그림 자체에서 사람들이 느끼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의 그림은 멀리서 보면 단순한 그래픽 일러스트 같지만, 작업은 매우 정교하고 지난한 과정을 거친다.
작가는 캔버스를 만드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자신이 원하는 크기로 틀을 만들고 캔버스 천을 씌운다.
이어 태블릿으로 밑그림을 그린다. 자기 생각에 가장 완벽한 선과 면을 만들려면 여러 번 고쳐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컴퓨터로 작업하는 것이 가장 편하고 효율적이다.
작업을 완성하면 이를 레이저 빔으로 캔버스에 쏜 뒤 그 위에 색을 칠한다. 색을 칠할 때도 그냥 유화 물감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한 가장 정확한 색을 구현하기 위해 배색한다. 그러고는 색이 달라지지 않도록 한 번에 칠한다.

작가는 붓 자국 하나 허용하지 않는다. 이를 위해 붓모가 조금이라도 헝클어지면 붓을 꺾고 새 붓을 사용한다. 한 작품을 그릴 때 보통 20자루 정도의 붓을 사용한다.
선을 나타낼 때는 면 위에 선을 긋는 것이 아니라 면과 면의 경계로 표현한다. 면 위에 유화로 선을 그을 경우 작가의 의도대로 선이 나오지 않아서 만든 방법이다
작가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극한으로 해내야 그림이 완성된 것이고 전시장에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스스로에게 거짓말하지 않는 진실한 그림을 그리려 한다"고 말했다.

작가는 이전에 인물화를 주로 그려왔으며, 2021년 개인전에서는 전시 제목을 '썸원'(Someone·누군가)로 정했다.
그리고 이번 전시에서는 인물화 외에도 책, 클로버, 사과 등 정물을 그리며 '썸씽'(Something·무엇)으로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다음에는 '썸웨어'(Somewhere·어딘가)로 확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내 방식으로 풍경화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람객이 내 작품을 보면서 그냥 편하다 그렇게 느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12월 6일까지.

laecorp@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