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일본인 선수가 시장에 나오면 먼저 LA 다저스로 연결된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1), 월드시리즈 MVP 야마모토 요시노부(27), 구원투수로 존재감을 보여준 사사키 로키(24)에 이어 또 한 명의 일본인이 다저스 유니폼을 입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월드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다저스가 좌완 이마나가 쇼타(32)를 주시하고 있다. 이마나가가 시카고 컵스에서 선수 옵션을 포기하고 풀리면서 관련 보도가 이어진다. 수준급 좌완 선발이 귀해 쟁탈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년 연속 샴페인을 터트리자마자 3년 연속 정상을 향해 움직인다. 다저스는 매년 그랬던 것처럼 올해도 스토브리그의 '큰손'이다. 최강 전력을 보유하고도 업그레이드에 돈을 쏟아부을 태세다. 성적과 자금력에서 비교불가 최고 팀이 됐다.
올해를 끝으로 '레전드' 클레이튼 커쇼가 은퇴했다. 오타니를 필두로 야마모토, 브레이크 스넬, 타일러 글라스노우에 사사키까지 강력한 선발 요원들이 있지만 투수 자원은 다다익선이다. 충분한 예비 전력이 필요하다. 다저스는 올 시즌 부상자가 속출해 어려움을 겪었다.
일본인 선수들 덕분에 연속 우승이 가능했다. 3년 연속 MVP가 유력한 오타니는 가을에도 변함없이 강력했다. 투타를 겸하는 '이도류'를 풀가동했다. 야마모토는 선발, 구원을 오가며 3경기에서 '3승'을 올리는 야구만화 주인공 같은 활약을 했다. 메이저리그 첫해 고전하던 사사키는 구원으로 전환해 뒷문에 힘을 실어줬다. 일본인 선수 영입이 다저스에 힘을 불어넣었다. 검증된 일본인 선수에게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15승3패-평균자책점 2.91. 이마나가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첫해부터 눈부신 역투를 펼치며 에이스 역할을 했다. 올해는 구위가 떨어졌다. 제구가 흔들려 피홈런으로 고전했다. 25경기에서 9승8패-평균자책점 3.73. 이전에 비해 위상이 떨어졌으나 여전히 경쟁력이 있는 좌완이다.
오타니와 야마모토, 사사키, 이마나가는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대표팀에서 함께 했다. 똘똘 뭉쳐 14년 만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마나가가 미국과 결승전에 선발, 오타니가 마무리로 나갔다.
사사키와 야마모토는 멕시코와 4강전에 선발, 두 번째 투수로 던졌다. 사사키가 4이닝 3실점, 야마모토가 3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멕시코전에 3번-지명타자로 출전했다. 9회말 선두타자로 6대5 역전승의 물꼬를 튼 2루타를 터트렸다. 이들 네 사람은 내년 3월 열리는 WBC 때 대표팀에서 다시 뭉칠 수도 있다.
이마나가는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에서 8시즌 동안 64승을 올렸다. 2023년 탈삼진 전체 1위를 하고 미국으로 날아갔다. 컵스와 4년-5300만달러에 계약했다. 컵스에서 두 시즌을 보내고 시장에 나왔다.
이마나가가 다저스에 합류한다면 사사키까지 일본인 선발이 4명이 된다. 이렇게 되면 재팬 다저스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