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WBC에서 오타니? 직구에 커브 섞어서…" 27살인데 투수 최고참, 깜짝 놀란 11승 투수의 포부 [인터뷰]

by

[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작년엔 부상이 있었는데, 올해는 건강하게 시즌 마쳤으니까…11월말부터 다시 시즌 시작한다는 각오다."

LG 트윈스 손주영(27)은 깜짝 놀랐다.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준비하는 대표팀에 합류했는데, 자신이 투수 중 최고참이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마지막 실전 점검을 마쳤다. 이제 오는 8일부터 시작되는 체코 대표팀과의 평가전 2연전, 그리고 차주중 일본 대표팀과의 도쿄 원정 평가전 2연전을 치르게 된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손주영은 WBC를 향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지난해에는 부상으로 달지 못했던 태극마크를 이번에는 반드시 따내겠다는 각오다.

류지현 감독은 체코전 1차전 선발 곽빈을 제외하곤 선발투수를 공개하지 않은 상태. 다만 손주영은 다음주 일본전 선발투수로 예상된다.

손주영은 "저도 아직 전혀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면서 "작년에 부상 때문에 못 갔으니까 더 간절했다. 마침 올해는 팀이 우승을 하고 와서 더 기분좋다"면서 "오프 시즌 바쁘게 보낼 예정"이라고 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LG 선수가 6명이나 된다. 전날 축승회를 치르느라 피곤할 법도 하건만, 손주영은 "일정이 바쁘긴 한데, 그래도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러닝도 하고, 트레이닝도 하면서 몸을 풀어준다"고 했다.

다행히 대표팀에 김용일 트레이너코치가 있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도 "트레이너가 6명이나 합류해있다. KBO와 10개구단에 감사하다"고 말할 정도. 손주영은 "김용일 코치님 지도하에 평소와 똑같이, 스트레칭 받으면서 준비하고 있다"며 든든한 속내를 전했다.

지금 소집된 선수들은 내년 WBC 참가가 유력하다. 하지만 확정은 아니다. 더구나 현재 소집된 선수도 35명이나 된다.

손주영은 "내년 1월 사이판 대표팀 캠프를 꼭 가야하니까, 평소보다 몸 만드는 시기를 조금 당기기로 했다. 11월말부터 다시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국시리즈까지 치른 피로가 채 풀리기도 전에 다시 훈련을 시작하는 모양새다. WBC 대표팀은 나라를 가리지 않고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기도 한다.

손주영 역시 "다들 WBC를 갔다오면 부상도 있고, 시즌 성적도 안 좋더라. 기록을 봐도 그렇다"면서도 "WBC도 중요하고 우리팀도 중요하다. 둘다 잘할 수 있도록 올겨울 지옥훈련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29번은 손주영의 우상이자 레전드인 김광현(SSG 랜더스)의 번호다. 대표팀 내에서 경쟁은 없었을까.

손주영은 "1순위 2순위 3순위 등번호 신청을 받았다. 난 당연히 1순위에 29번을 썼는데, 나이 순으로 1순위 배정됐다"며 웃었다.

LG에는 김현수 오지환 박해민 등 WBC를 경험한 베테랑들이 많다. 손주영은 "형들이 입을 모아 'WBC는 가장 큰 대회, 권위 있는 대회다. 꼭 한번 나가보는 게 좋다. 느낌도 다르고, 대우도 다르다'고 이야기하셨다. 그 얘기를 듣고 '무조건 가야겠다'는 욕심이 들었다. 올해 잘하면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씩 웃었다. 이제 현실이 된 셈이다.

WBC에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만나면 어떻게 할까.

"내가 좌타자 억제력이 좋은 편이다. 대표팀 오니까 다들 나한테 직구가 약간 커터식으로 가서 치기 힘들다고 하더라. 커브도 생각보다 좋고, 피치터널도 좋아서 직구랑 커브 구별하기가 힘들다는 얘기도 들었다. 중간이든 롱릴리프든 맡겨만 주시면 열심히 해보겠다. 붙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직구와 커브를 섞어서 어렵게 승부하겠다."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