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체코가 0대3으로 패했다.
한국야구대표팀에겐 사실 충격적인 결과다. 좀 더 여유있게 승리를 했어야 했는데 체코 타선은 3안타 무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타자들이 체코 투수들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면서 3점만 뽑았다. 바꿔 말하면 체코 투수들이 한국의 프로 타자들을 상대로 단 5안타만을 맞으면서 3점만 주고 잘 막아냈다고 봐야 한다.
체코는 프로리그가 없다. 이번에 온 대표팀 선수들 중엔 미국, 일본, 한국, 대만에서 뛰는 프로 선수도 없다. 모두 체코에서 자신의 직장을 가지고 돈을 벌면서 야구를 하는 선수들이다. 한국으로 치면 사회인야구를 한다고 볼 수 있다. 체코 대표팀을 이끌고 온 파벨 하딤 감독은 신경과 의사인데 휴가를 내고 한국에 왔다.
한국의 프로 선수들이 사회인야구 선수들에게 3점밖에 못 뽑은 셈이다.
경기 후 인터뷰실로 온 체코의 하딤 감독은 밝은 표정으로 "훌륭한 경기였다"라고 말했다. 하딤 감독은 "좋은 경기장에서 꽉 찬 팬들이 열심히 응원하는 문화가 너무 좋았다"라며 "유럽에도 이런 구장과 팬들 문화가 있으면 좋겠다"라며 KBO리그의 응원 문화에 꽤 좋은 인상을 받았음을 느끼게 했다. 이날 관중석을 꽉 채운 한국팬들은 경기시작부터 끝까지 응원가를 부르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어 하딤 감독은 "경기를 보자면 우리 투수들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우리 타자들은 유럽챔피언십 이후 한달만에 실전 경기라서 아직 감각이 안올라왔다"라며 "우리 타자들에게 좀 화가 났는데 내일은 더 좋을 것이다. 투수들의 모습은 기쁘다. 특히 젊은 투수들이 잘해줬다.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한국과 마찬가지로 마운드에겐 긍정적인 평가를 했고, 타선엔 아쉬움을 표했다.
1회초 한국 선발 곽빈이 선두타자를 몸에 맞힌 볼로 내보낸 뒤 모자를 벗어 인사하며 미안함을 표시한 부분을 묻자 "우리의 문화는 아니지만 그런 문화를 존중한다"며 "강하게 지지한다. 고의적으로 맞힌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좋게 바라봤다.
체코는 지난해 대만, 일본과 평가전을 했다. 이번에 한국과도 경기를 하며 아시아의 야구 강국 3개국과 최근에 모두 경기를 했다. 비교를 해달라고 하자 하딤 감독은 "다들 비슷비슷한 것 같은데 굳이 말하자면 일본이 좀 더 강한 것 같다. 투수들의 퀄리티가 좋았다"면서 "사실 야구는 1~2경기로 판단할 수 없다. 작년에 우리가 대만과 평가전서 2대2로 비겼는데 프리미어12에서 대만이 우승을 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