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1999년생 FA. 어린 나이와 뿌리치기 힘든 타격 재능. '최대어'로 꼽히는 강백호의 행선지는 미국이 될까.
최연소 FA 강백호는 시즌이 막을 내리기도 전부터 행선지가 큰 관심사였다. 그의 최대 무기는 나이다. 서울고 졸업 후 KT 위즈의 2차 1라운드 지명 고졸 신인으로 입단했던 그는 8시즌을 꽉 채우고 첫 FA 자격 요건을 갖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나이가 26세, FA 계약 후 첫 시즌이 시작되는 내년에도 27세에 불과하다. 데뷔 하자마자 주전으로 1군에서 뛰기 시작했고, 국가대표 등으로 등록일수가 추가되면서 무난하게 8시즌만에 첫 FA 자격을 채울 수 있었다.
사실 강백호를 붙잡는 약점은 애매한 수비 포지션이다. 외야수로도 많은 경기를 뛰었지만, 수비력에 대한 아쉬운 평가가 계속 뒤따랐다. 또 고교 시절 포지션인 포수로도 변신을 꾀했지만, 실질적으로 KT에서 그의 주 포지션은 지명타자였다.
하지만 타격 재능은 여전히 최상급이다. 데뷔 첫 시즌 29개의 홈런을 터뜨렸고, 여전히 장타력을 갖춘 상위 레벨 타자라는 평가에는 이견이 없다.
원 소속팀 KT는 물론이고, 타팀들도 강백호를 주시하고 있다. KT는 강백호를 우선 순위에 두면서 타 FA 영입 가능성 역시 검토 중이다. 여기에 공격 강화가 절실한 일부 팀들이 강백호 영입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그런데 의외로 강백호의 시선이 미국을 향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현재 강백호의 마음이 미국쪽으로 조금 더 기울어져있는 것 같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운)FA 신분이기 때문에 미국 진출에 조금 더 무게를 둘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현재 분위기를 귀띔했다.
실제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신인 시절부터 강백호에 대한 리포트를 꾸준히 해왔다. 고교 시절 역시 관심을 보였었고, KBO리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후에도 꾸준히 관찰 대상 중 한명이었다.
그가 FA를 앞둔 시점에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은 조금 더 세밀해졌다. 몇몇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들이 강백호를 보기 위해 KT 경기를 찾는 모습이 경기장에서 여러 차례 목격되기도 했다.
아직 미국에서 '대어급' FA 선수로 평가받지는 못하더라도, 그의 타격 재능을 감안해 메이저리그에서도 검토는 해볼 수 있다는 반응이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강백호는 미국 진출과 한국 잔류 가능성을 모두 열어뒀다. 11월 중에는 미국에서 훈련하며 분위기를 파악할 계획"이라면서 "1루수와 외야수, 세번째 포수로 뛸 수 있는 좌타자"로써의 강백호에 대해 주목했다. 큰 규모의 계약은 아니어도, 강백호가 미국에 마음을 더 두고있다면 도전해볼 수는 있는 오퍼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강백호가 미국행을 선택할 경우, KBO리그 FA 시장도 요동칠 수 있다. 강백호 영입 계획이 있었던 구단들의 '플랜'이 완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모기업을 통해 준비해뒀던 금액을 다른 선수 영입에 쓸 수 있고, 또 그에 따른 2차, 3차 이동이 생길 수도 있다.
강백호는 메이저리거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이제 막 시작된 스토브리그가 무척 흥미롭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