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일본)=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2025년 1호 FA 계약, 가능할까?
FA 최대어 내야수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행선지도 조금씩 좁혀지는 분위기. 물밑 눈치싸움도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당초 이번 FA 시장의 최대어는 단연 강백호였다. 1999년생이란 어린 나이, 20홈런은 물론 30홈런 이상도 노려볼 만한 확실한 장타력을 겸비한 강타자. 하지만 강백호가 11월 중 미국 무대 쇼케이스를 준비하는 등 빅리그 도전 의지를 확실히 하면서 불확실성의 안갯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강백호는 일단 기약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
타깃이 좁혀지면서 '최고 유격수' 박찬호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KIA 타이거즈는 팀내에서 키운 프랜차이즈스타이기도 한 박찬호를 눌러앉힐 수 있을까.
박찬호의 최대 강점은 단연 유격수라는 포지션, 그리고 '금강불괴'급 내구성이다. 2023~2024년 풀타임으로 유격수 자리를 책임지며 KBO 수비상을 차지했고, 2년 연속 3할 타율까지 달성했다. 올해는 3할에 조금 못미쳤지만(2할8푼7리), OPS(출루율+장타율)는 3년 연속 0.7을 넘겼다(0.734-0.749-0.722). 7년 연속 100안타로 대표되는 꾸준함도 이미 검증됐다.
말 그대로 공수주에 내구성까지 갖춘 내야 사령관. 스스로 자신의 몸값을 한껏 끌어올렸다. 현 시점 최고의 유격수라는 타이틀을 달고 최고의 순간에 FA 시장으로 나선 모양새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금액이 점점 치솟는 분위기. 이미 지난해 한화 이글스의 심우준 영입(4년 50억)으로 인해 박찬호 계약의 출발선은 암묵적으로 정해졌다. 위로 어디까지 올라가느냐가 관건이다.
경쟁 구도도 몸값을 올리기 충분하다.
원 소속팀 KIA는 박찬호를 결코 놓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소속팀 선수에 대해 잘 아는 만큼 더 냉철한 평가기준을 들이대는 게 원 소속팀의 특징이다. 또한 현재 3루수로 뛰고 있지만, 유격수 여지를 남겨둔 '2024 MVP' 김도영에 대한 미련도 여전히 남아있다.
때문에 현 시점에서 박찬호 영입경쟁은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 이파전 구도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KT는 올해 엄상백-심우준이 빠진 공백을 끝내 메우지 못하고 올해 가을야구에서 탈락했다. 노장 김상수, 유망주 권동진 정준원 등을 기용해봤지만 역부족이었다.
강백호 영입시 심우준 공백 메우기를 넘어 업그레이드 된 리그 톱클래스의 테이블세터까지 덤으로 얻게 된다. 강백호, 로하스 등을 리드오프로 기용했던 이강철 KT 감독에겐 가뭄의 단비다.
롯데 역시 박찬호 영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팀이다.
과거 외국인 선수 마차도 이후 여전히 유격수 공백이 심각하다. 이학주 박승욱 전민재 등 타팀에서 수혈한 선수들로 시즌을 꾸려왔지만, 지난 시즌 가을야구 실패에서 드러났듯 한계가 뚜렷했다.
만약 박찬호를 영입하고, 전민재를 내야 멀티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공수 양면에서 한층 더 안정된 전력을 꾸릴 수 있다. 롯데 역시 KT와 마찬가지로 박찬호 영입시 테이블세터나 라인업을 한층 더 역동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
두산 베어스 역시 김재호 은퇴 이후 유격수 고민이 있었지만, 올해 후반기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안재석이 타율 3할1푼9리, OPS 0.911로 뜨거운 활약을 펼쳤다. 키워야 할 내야 유망주도 수두록 하다. 두산의 시선은 다른 포지션을 향할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의 변수가 있다면 키움 히어로즈다.
키움은 김휘집 신준우 이재상 고영우 어준서 전태현 등 다수의 내야 유망주를 기용했지만, '스페셜 원'을 찾지 못했다. 당장 송성문의 미국 진출이 성사될 경우 샐러리캡 총액이 하한선 아래로 떨어지는 팀이 키움이다. 다만 팀 사정상 박찬호의 몸값이 예상을 뛰어넘을 경우 입찰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역대 FA 유격수 계약 총액 1위는 2024년 LG 오지환(6년 124억원)이다. 그 뒤를 심우준 김재호 노진혁(4년 50억원)이 잇고 있다.
역대 유격수 2위 몸값은 확실시 된다. 만약 계약기간이 4+@로 늘어난다면, 박찬호의 몸값 총액은 오지환처럼 100억원을 넘어설 거란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미야자키(휴우가)=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