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중국 대표팀을 이끌 차기 사령탑으로 국내파인 샤오자이 감독이 선임된 가운데, 벌써부터 내부에선 우려섞인 시선이 나오고 있다.
중국 언론인 거아이핑은 10일(한국시각) 동방체육일보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샤오자이 감독의 성패는 대표팀에서의 권한과 책임의 구분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샤오자이는 현역 시절 경험을 통해 유럽 축구의 환경과 발전에 대한 어느 정도 직관력을 갖추고 있다. 전술에 대한 이해나 조정 능력도 좋은 편'이라며 '하지만 중국 대표팀 감독의 권한은 오랜 기간 불안정 했다. 선수 선발, 훈련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여러 관계자 입김이 작용했다. 감독이 경기 결과에 책임을 질 지언정, 팀 운영은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샤오자이 감독이 선임됐지만 그가 자신의 판단대로 팀을 이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대표팀 감독이 가질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적어도 감독이 대표팀 승패의 책임은 모두 내게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샤오자이 감독은 현역 시절 유럽 무대를 경험한 몇 안되는 중국 선수 중 한 명이다. 2002년 1860뮌헨에 입단해 유럽에 진출했고, 이후 코트부스, 뒤스부르크를 거치며 10년 가까이 유럽 축구를 경험했다. 2015년 베이징 궈안에서 은퇴한 뒤에는 스포츠 디렉터로 변신했고,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 청소년 대표팀, 성인 대표팀 코치직을 거쳤다. 지난해 중국 대표팀 코치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는 슈퍼리그로 승격한 칭다오 시하이안 지휘봉을 잡고 감독으로 데뷔, 팀을 잔류 시키는 데 성공했다. 올 시즌에도 리그 1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16팀 중 9위로 슈퍼리그 잔류가 결정됐다.
중국축구협회는 지난 6월 2026 북중미월드컵 본선행이 좌절되자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을 경질했다. 7월 동아시안컵에는 20세 이하 대표팀 사령탑인 데얀 주르예비치 감독 대행 체제로 나섰고, 이후 차기 사령탑 물색 작업을 펼쳤다. 유럽 출신 여러 감독들이 하마평에 올랐으나, 선임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궁금증을 자아냈다. 지난달부터 중국 현지에선 토종 감독 선임 가능성이 거론됐고, 샤오자이 감독은 그중 최우선 순위로 거론된 지도자다. 유럽 축구를 경험했고 현역, 지도자로 대표팀 생활을 한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대표팀 선수 선발은 감독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지만, 축구협회와의 협업도 작용한다. 다만 팀 운영에서도 감독의 뜻이 관철되지 않는다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는 힘들다. 샤오자이 감독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