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어렵게 데려왔는데, 9승했는데, 잡아야 해 말아야 해.
비시즌, 프로야구 구단들은 시즌보다 더 바쁘다. 특히 올해 성적이 신통치 않았던 팀들이라면, 어떻게 전력 보강을 해야할까 골머리를 앓을 시기다.
KT 위즈도 마찬가지다. 2021년 통합 우승에, 5년 연속 가을야구를 하며 강팀 이미지를 구축했다. 하지만 아쉽게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정말 한 끝 차이였다. 마지막 NC 다이노스 돌풍이 너무 거세기도 했지만, 자체적으로 승수를 더 쌓지 못 한 결과라는 냉철한 분석을 하고 있다.
전방위적 전력 보강을 시도하고 있다. 일단 올해 FA 시장 지갑을 열 확률이 높다. 지난해 엄상백, 심우준(이상 한화)의 FA 이적을 관망하며 128억원을 아꼈다. 올해는 KT 약점인 센터 라인 FA 자원들이 있다.
외국인 선수 문제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 어떤 구단보다 빠르게 1선발급 투수 사우어 영입을 발표했다. 올해 LA 다저스 개막 엔트리에 들었던 선수다. 이 경력만으로도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듯 하다.
FA도 중요하지만, 결국 가을야구 진출의 핵심은 외국인 선수다. 원투펀치가 안정화가 돼야, KT의 자랑인 고영표-소형준-오원석 국내 선발진과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일단 사우어로 한 자리를 채웠다. 그렇다면 헤이수스는 어떻게 될까.
헤이수스는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13승을 기록하며 데뷔하자마자 최강 좌완으로 떠올랐다. 꼴찌팀 키움에서 13승에, 퀄리티스타트를 밥 먹듯 했다. 하지만 타자를 2명 영입하고, 외국인 계약에 돈을 아끼겠다는 키움 정책에 재계약을 하지 못했고 시장으로 나왔다. 여러 팀 경쟁이 붙은 끝에 KT가 헤이수스를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쿠에바스라는 베테랑 장기 외인이 있었지만, 이강철 감독은 곧바로 헤이수스에 에이스 역할을 맡길 정도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키움에서 보여준 그 경기력이 아니었다. 시즌 초반에는 좋은 구위로 기대감을 심어줬지만, 고질인 내전근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이 허벅지쪽 문제는 키움 시절부터 갖고 있었던 시한 폭탄이었다. 재발 가능성이 높다. 공을 던지는데 큰 영향을 미치는 부위다. 여기에 기복이 심했다. 이 감독이 시즌 도중 투구판 밟는 위치를 조정해주는 등 응급 처치를 하기도 했다. 어찌됐든 한 시즌을 돌이키면 KT가 기대하던 그 압도적 모습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헤이수스도 교체 대상일까. 일단 KT 내부적으로는 확실한 전력 구축을 위해서라면 더 좋은 투수를 찾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2선발로 보자면, 10승은 충분히 기대할 수 있으니 또 나쁘지 않은 카드다. KBO리그 적응 문제도 없다. 워크에식도 괜찮다. KT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