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학교 2021'에서 교복을 입고 만났던 김요한과 황보름별이 4년 만에 캠퍼스로 돌아왔다
11일 서울 마포 상암 스탠포드호텔에서 웨이브 오리지널 '제4차 사랑혁명'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윤성호 감독, 한인미 감독, 배우 김요한, 황보름별이 참석했다.
'제4차 사랑혁명'은 모태솔로 공대생 주연산(황보름별)과 백만 인플루언서 강민학(김요한)이 무근본 학과 통폐합으로 동기가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김요한은 이번 작품을 두고 "갓 스무살 청춘들의 순수한 본능이 그대로 드러나는 작품"이라며 "평소 로코 장르 보는 걸 좋아하는데, 기존 로맨틱 코미디와는 다르게 20대 초반의 감정과 본능이 솔직하게 담겨 있다. 그게 재미 포인트"라고 귀띔했다.
황보름별 역시 "깜찍하고 발칙한 작품"이라고 거들며 "연애를 논리로 이해하려는 공대생의 사랑 이야기라, 그 과정에서 생기는 귀여운 오류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요한이 맡은 역할은 백만 팔로어를 거느린 모델학과 강민학이다. 디테일하게 잘생긴 외모와 달리 머릿속은 단순한 반전미의 소유자다.
김요한은 "강민학은 착하고 다정하지만 머리까지 순수한 친구다. 부족한 지식으로 환경을 보호하려다 주연산에게 혼나기도 하고, 꽃밭 같은 행동을 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반전미를 보여주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자신의 실제 성격과의 싱크로율에 대해 "평소 밝은 건 민학이와 닮았다. 다만 저는 민학이보다는 조금 더 진중하고, 솔직히 말하면 민학이보다는 살짝 더 똑똑하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민학이를 흉내 내는 게 아니라, '내 모습에 민학이라는 이름표를 달자'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황보름별은 어린이 퀴즈왕 출신의 수석 공대생 주연산을 연기한다. 연애에는 서툴지만 논리와 코딩에만 몰두하던 인물이 강민학을 만나며 감정의 변화를 겪는다.
황보름별은 "연산이는 자기만의 논리, 자기만의 세상 안에서 사는 인물"이라며 "민학을 만나 사랑이라는 감정을 처음 느끼고, 그 감정을 논리적으로 해석하려다가 세상이 고장 나버린다. 그 과정에서 보여지는 귀여움이 많다"고 말했다.
방대한 대사를 소화해야 했던 고충도 털어놨다. 황보름별은 "제일 중요한 건 제 암기력이었다. 대사에 치중하다가 연기를 놓칠까 봐 걱정돼서, 툭 쳐도 나올 정도로 완벽하게 암기해 갔다. 오히려 슬랩스틱이나 감정 연기는 그에 비하면 너무 소중해서 '이런 날은 몇 없다'는 생각으로 즐기면서 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두 사람은 2021년 KBS 드라마 '학교 2021'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뒤, 이번 작품으로 다시 만나게 돼 눈길을 끈다.
황보름별은 "너무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다. 20대 초반에 만나고 후반에 다시 보니까 성숙해진 느낌이 들었다"며 "강민학 역할을 누가 하나 궁금했는데, 요한이라는 말을 듣고 '정말 찰떡이다' 싶었다. 현장에서도 요한 씨가 오면 공기가 확 밝아졌다"고 전했다.
이에 김요한은 "'학교 2021' 때는 붙는 장면이 거의 없었다. 그때의 별이는 역할 때문인지 조금 시크하고 말도 많이 못 걸었다"며 웃었다.
이어 "'제4차 사랑혁명'에서 다시 만나서 너무 반가웠고, 이번엔 호흡이 정말 잘 맞았다. 내가 하는 말에 웃어주고 반응해줘서 고마웠다. 현장 분위기도 내 '퍼스널컬러'처럼 따뜻했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탑 매니지먼트', '은하해방전선' 등을 통해 사회 풍자와 위트를 녹여내며 독보적인 연출 색깔을 보여온 윤성호 감독과, '대세는 백합', '만인의 연인'으로 감각적인 감정선을 선보인 한인미 감독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드라마 '내가 죽기 일주일 전',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의 작가진이 소속된 창작집단 '송편'이 극본을 맡아 신선한 서사를 완성했다.
윤 감독은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다. 컴공과와 모델과가 통폐합되며 전혀 다른 운영체제를 가진 학생들이 얽히는 이야기"라며 "좋은 캠퍼스 로코는 많지만, 감히 말하건대 한국 청춘드라마에서 보지 못한 상황과 해프닝이 가득하다"고 자신했다.
제작 과정을 회상하기도 했다. 윤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는데 계엄이 터지고, 촬영하니 탄핵이 되고, 후반작업 중엔 대선이 있었다.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는데 우리 드라마는 안 혼란스러울 수가 없었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학과의 강제 통폐합은 재단의 폭력일 수 있다. 학령인구 감소, 이주민, 성정체성, 장애 이슈 등 사회 문제도 녹여냈지만, 계몽적이지 않게 표현했다. 이런 엔딩은 본 적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가르치려는 의도가 아니라, 현실에서 느낀 혼란과 유머를 청춘들의 시선으로 담았다"며 "촬영 당시의 공기와 감정이 엔딩에 자연스럽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공동 연출을 맡은 한인미 감독은 "두 연출자의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윤성호 감독님이 블랙 코미디와 다인 군상의 북적이는 장면을 맡았다면, 저는 두 사람의 러브라인과 감정선을 집중해서 연출했다. 코미디와 멜로가 결합된 작품이라 서로 잘하는 지점을 나눠 맡았다"고 설명했다.
윤 감독은 "요즘 OTT는 1.5배속으로 본다고 하는데, 우리 드라마는 배우들의 말 속도 자체가 평균 드라마의 1.5배속"이라며 "3~6명이 동시에 떠들고 움직이는 장면들을 많이 연출했다. 반대로 한인미 감독님은 '키스하고 손잡는' 장면을 맡으셨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한 감독은 "드라마가 12월 12일 '서울의 봄'에 맞춰 마무리된다. 앞으로 한 달 동안만큼은 웨이브가 넷플릭스를 이겼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웨이브 오리지널 '제4차 사랑혁명'은 13일 오전 11시 첫 공개된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