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배드민턴 국제대회에서 대회 참가자의 불법 베팅 사건이 드러나 파장을 낳고 있다.
11일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등에 따르면 연맹의 스포츠 윤리 위반 사건 등을 다루는 독립청문위원회(Independent Hearing Panel·IHP)는 최근 전 덴마크대표팀 코치 요아킴 페르손(42)에 대해 불법 베팅 등의 혐의를 적용해 4년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2021년까지 선수생활을 한 뒤 은퇴한 페르손은 지난 2009년 한때 세계랭킹 7위까지 오르는 등 덴마크 배드민턴계에서는 최고의 남자단식 레전드다. 하지만 그는 도박을 즐기는 버릇을 버러지 못했다가 이번에 철퇴를 맞았다.
IHP의 관련 사건 결정문에 따르면 페르손은 지난해 8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일본오픈(슈퍼 750)에 덴마크 남자단식 코치로 참가했다가 부정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전하면서 휴대폰에 스포츠 베팅 앱을 열어놓고 해당 경기에 베팅을 했다고 한다. 온라인 베팅 계정은 차명으로 개설했다.
이같은 부정 행위는 페르손의 주변 관중석에서 관전하던 타국 출전 선수가 목격하고 베팅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 BWF에 신고하면서 발각됐다. BWF가 신고받은 2개의 동영상 등에 대해 조사한 결과 페르손의 휴대폰 베팅 앱 대상 경기와 실제 진행 경기가 일치하는 등 불법 베팅 행위가 사실로 확인됐다.
페르손의 베팅 행위가 이전에도 더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IHP가 확인한 것만으로는 9건 베팅에서 650~700크로네(약 14만~15만원)를 걸어 9821크로네(약 220만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인 윤리 의무 및 '경기 조작 방지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한 BWF는 정확한 진상조사를 위한 심리 절차에 착수했으나 페르손은 불성실 대응으로 일관했다. BWF는 여러 차례에 걸쳐 개인 이메일, 덴마크협회 등을 통해 조사 수용을 요청했지만, 페르손은 한 번도 응답하지 않았다. BWF는 응답기한 연장과 함께 대면조사 출석을 지시했지만 역시 묵살당했다.
10개월을 허비한 BWF는 결국 지난 5월 IHP에 사건을 회부했고, 페르손은 IHP가 통보한 일종의 '재판 출석'과 해명자료 요청에도 응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IHP는 불법 베팅 행위에 대해 2년, 조사 절차에 대한 성실 의무 위반에 대해 2년 등 총 4년의 자격정지 징계를 결정했다.
BWF는 "페르손이 코치로 참가한 경기의 승부를 조작하는 등 심대한 부패를 하지는 않았고, 비교적 소액 베팅을 한 점을 참작해 징계 수위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페르손은 현역이던 지난 2019년에도 베팅 사건에 연루돼 징계받은 적이 있다. 당시 페르손은 2015년을 전후해 두 차례 승부 조작을 제안받은 적이 있는데, BWF에 즉시 보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그때도 페르손은 BWF의 조사에 불성실 대응했다가 1년6개월 출전정지-벌금 4500달러(약 653만원) 징계를 받았다. 당시 조사 과정에서 그는 2003~2016년 꾸준히 스포츠 베팅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BWF는 "결정문을 페르손에게 통보했으며 21일 이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 가능하다"고 밝혔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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