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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유망주 본격 기용 예고인가, 우승 3회 베테랑은 왜 플레잉 코치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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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한화 이글스에서 프로 인생 2막을 열었던 베테랑 포수 이재원이 플레잉 코치로 본격 지도자의 길에 나선다.

한화 구단은 11일 "포수 이재원을 플레잉코치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최근 리그에는 최고참급 베테랑 선수들 가운데, 플레잉코치 겸임 사례가 점점 더 늘고 있다. 현재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고 있는 외야수 겸 플레잉코치 이용규도 같은 케이스고, SSG 랜더스 역시 베테랑 내야수 김성현을 플레잉코치로 선임한 바 있다. 여기에 한화 또한 한국시리즈 출장만 20경기에 빛나는 베테랑 포수 이재원이 다음 시즌을 플레잉코치로 맞이한다.

한화 구단은 "이재원의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높이 평가해 플레잉코치 역할을 제안했고, 이재원도 흔쾌히 구단의 제안을 수락했다"면서 "이재원이 코치로서 팀내 젊은 포수들의 기량 향상을 이끌어 낼 것이라 기대하며, 선수로서도 아직 팀에 기여할 여지가 남아있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제안 배경을 밝혔다.

인천 출신인 이재원은 인천고 졸업 후 2006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지역 연고 1차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이후 인고의 시간을 거쳐 SK의 주전 포수로 성장했고, 2008년 자신의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시작으로 왕조 시절을 지나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 202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포수다.

SSG의 프랜차이즈로 긴 시간 활약했지만, 2023시즌이 끝난 후 구단에 방출을 요청했다. 새로운 팀에서 선수로서의 가치를 조금 더 인정받아보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한화가 손을 내밀었다. 당시 주전 포수 최재훈 외에는 확실한 백업 포수가 없었던 한화는 이재원을 영입하면서 안방 강화에 나섰다.

이재원 본인에게도 한화 이적이 새로운 동기 부여가 됐다. 새로운 팀, 새로운 동료들,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은퇴 직전에 서있던 스스로를 다잡았고, 올해 한화가 정규 시즌 2위에 이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기록하면서 개인적인 성과도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플레잉코치로 다음 인생까지 설계를 시작했다.

한화 구단은 또 "지난 2시즌 동안 이재원은 그라운드에서는 물론, 클럽하우스와 덕아웃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모범적인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재원은 "지금 상황에서 내가 팀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이 많았다"며 "지도자의 기회를 주신 구단에 감사드리고, 2026시즌 한화이글스가 더욱 강한 팀이 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한화 입장에서는 이제 20대 유망주 포수들을 본격적으로 키워야 할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올해 한화의 포수 엔트리는 최재훈과 이재원 두명이 거의 대부분 채웠다. 1989년생인 최재훈과 1988년생인 이재원 모두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다.

팀내 최고 유망주 포수로 꼽히는 허인서를 비롯해 장규현 등 이재원이 플레잉코치로 선임되면서, 이들을 더 많은 경기에 내보내며 경험을 쌓을 본격적인 시간이 찾아왔다. 또 상황에 따라 이재원도 선수로 활용할 수 있는만큼 내년에도 '윈나우'와 '육성'을 동시에 시도해볼 수 있는 포지션이 포수가 됐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