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FA 유격수 김하성에 대한 수요층이 점점 두터워지는 분위기다.
김하성이 내년 옵션 1600만달러를 포기한 이유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유격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원소속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비롯해 빅마켓 구단 상당수가 김하성에게 FA 계약을 제안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지 매체 FOX스포츠는 12일(이하 한국시각) '김하성이 1600만달러 선수옵션을 포기하기 전 브레이브스의 최대 약점은 선발진이었다. 애틀랜타는 여전히 김하성과 재계약하고 싶어하지만, 적어도 경쟁을 해야 한다. 즉 전력이 강한 양키스 및 블루제이스도 이번 오프시즌 미들 인필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따라서 브레이브스가 이번 겨울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유격수와 계약하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닉 앨린이 있지만, 그는 수비력은 뛰어나지만 공격력을 OPS 0.535에서 알 수 있듯 형편 없다'고 진단했다.
적어도 애틀랜타, 뉴욕 양키스,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유격수 수요층이라는 얘기다.
양키스는 주전 유격수 앤서니 볼피에게서 더 기대할 게 없다는 분위기다. 그는 올해 153경기에서 타율 0.212(539타수 114안타), 19홈런, OPS 0.663을 기록했다. 2023년 데뷔해 AL 유격수 골드글러브를 받고 신인왕 투표에서 8위에 오르며 화려하게 등장한 볼피는 공수에서 양키스의 주축 선수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기대만큼 성장하지 않았다.
그런데 내년 시즌도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왼쪽 어깨 수술을 받아 내년 시즌 초반 결장이 불가피하다. 볼피는 지난 5월 초 어깨 통증을 처음 호소했고, 이후 경기 후마다 치료를 받으며 시즌을 소화했다. 이후 5개월 이상 뛰면서도 한 번도 부상자 명단에는 오르지 않았다. 호르몬 주사를 맞으며 무리한 출전을 강행한 것이 부상을 키운 셈이 됐고, 수술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공교롭게도 김하성도 지난해 10월 받은 수술을 받고 무려 8개월 넘게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토론토의 경우 보 비이 FA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아 대체 선수를 찾아야 한다. 캐나다 유력 매체 토론토 선은 지난 10일 '비은 사람들에게 블루제이스와 FA 계약을 맺고 잔류하고 싶다고 말한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와 함께 월드시리즈에 다시 도전하고 싶어한다는 말도 한다. 그는 그런 말을 공개적으로는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일부 지인들에게는 뉴욕에서 뛰는 걸 꺼리지 않는다고 조용히 말한다'고 전했다.
겉으로는 토론토와 재계약하기를 바란다고 말하지만, 가족이나 친분이 두터운 지인들에게는 양키스와 계약하고 싶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번 겨울 유격수 시장 공급이 적다는 점이다. 당장 쓸만한 자원은 비과 김하성,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 정도다.
FOX스포츠는 '비은 이들 중 타격이 가장 강하지만 브레이브스가 그에게 터무니 없는 돈을 지불할 의향은 없는 것 같다. 혹시 그를 데려온다 해도 수비가 바닥권이라 포지션을 2루로 바꿔야 할 것'이라며 '기존 2루수 아지 알비스를 유격수로 바꾸면 미들 인필드 문제는 해결된다. 그렇게 하기 싫다면 김하성 쟁탈전에 계속 남아 그를 더 높은 가격에 데려오는 게 최선'이라고 적었다.
애틀랜타와 양키스, 토론토 말고도 공수 능력을 고루 갖춘 유격수를 원하는 팀으로 밀워키 브루어스, 탬파베이 레이스도 꼽힌다.
여기에 LA 다저스가 비을 영입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끈다. 유격수가 아닌 2루수 후보로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MLB.com은 12일 '비은 월드시리즈 이전까지 2루수 말고는 본 포지션이 없었다. 무릎 부상으로 포스트시즌 첫 두 라운드를 결장한 그는 월드시리즈에서 2루수로 나섰다. 이미 주전 유격수를 갖고 있는 복수의 팀들이 비을 2루수 또는 3루수로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다저스, 메츠, 필리스, 자이언츠는 걸출한 유격수를 보유하고 있지만 비을 영입해 내야진을 꾸리고 싶어한다. 수비력이 약한 비에게 포지션 변경은 이득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예상 몸값은 3억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스포팅뉴스는 '블루제이스는 비에 3억달러를 제시하면 다저스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