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후회 없습니다."
한화 이글스는 12일 "이재원의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높이 평가해 플레잉코치 역할을 제안했고, 이재원도 흔쾌히 구단의 제안을 수락했다"고 발표했다.
한화로서는 최고의 영입으로 남게 됐다.
200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K 와이번스(전 SSG 랜더스)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이재원은 2023년 시즌을 마치고 '자진 방출'로 나왔다.
SK와 SSG에서 세 차례(2008년 2018년 2022년) 우승을 경험한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만큼,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줄어드는 기회 속에 현역 연장 의지가 있었고, 새로운 길을 찾게 됐다.
한화가 손을 내밀었다. 최재훈 외에 경험 많은 포수가 없던 한화에 이재원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적합한 카드였다. 지난해와 올해 총 170경기에 뛰면서 최재훈과 함께 안방을 지켰다. 올 시즌에는 409⅔이닝을 포수로 뛰었다.
그라운드에서의 모습만 좋았던 건 아니다. 팀 분위기가 침체됐을 때에는 1루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등 솔선수범했다. 또한 집중력이 다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일 때면 더그아웃 미팅을 하며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하는 등 중심을 잡았다.
한화는 이런 모습을 높게 평가했다. 한화는 " 이재원이 코치로서 팀 내 젊은 포수들의 기량 향상을 이끌어낼 것이라 기대하며, 선수로서도 아직 팀에 기여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라며 "그라운드에서는 물론, 클럽하우스와 덕아웃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모범적인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재원은 구단을 통해 플레잉코치가 된 배경을 밝혔다. 이재원은 "처음 제안을 받은 후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고 아내, 가족들과 많은 대화를 했다. 지금 상황에서 내가 팀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이 많았다. 플레잉코치를 하는 것이 개인뿐 아니라 팀을 위해서도 도움이 될 것 같아 고민 끝에 결정했다"라며 "지도자의 기회를 주신 구단과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전히 포수로서도 가치가 있다. 구단이 단순히 은퇴 후 코치 제안이 아닌 '플레잉코치'로 길을 열어준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이재원도 "선수로서도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잘 준비하겠다. 혹시 팀이 필요로 하는 상황이 오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다만, 이전보다는 줄어들 출전 기회. 아쉬움이 있을 법도 했지만, 이재원은 "후회없다"고 했다. 이재원은 "이 팀에 오면서 여기서 선수생활을 잘 마무리하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경기를 더 많이 출전하게 됐다. 올해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 개인적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코치로서도 역할에 충실할 예정. 이재원은 "잠재력이 있는 좋은 포수들이 많다. 이제 지도자를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많이 배우겠다. 내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와 경험을 후배들에게 잘 전수해서 좋은 선수들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좋은 포수들이 많아 부상 없이 잘 준비하면, 팀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