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창원 LG가 올 시즌 10개 구단 중 첫 10승 고지를 밟으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LG는 1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LG전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서울 삼성을 95대83으로 눌렀다.
2연승을 달린 LG는 10승4패로 단독 선두. 삼성은 6승9패, 8위로 떨어졌다.
LG는 아셈 마레이(22득점, 17리바운드)의 골밑 지배, 칼 타마요(34득점)의 폭발적 득점력을 앞세워 승리했다. 삼성은 앤드류 니콜슨(27득점)이 고군분투. 나머지 선수들이 부진했다.
▶전반전
삼성 1옵션 외국인 선수 앤드류 니콜슨은 슈팅 능력이 최대 장점이다. 외곽에서 공을 잡은 뒤 공격을 전개한다. 페이스 업 이후 미드 점퍼, 골밑 돌파 등 많은 선택지가 있다. 2대2의 경우, 픽&팝으로 외곽 3점슛을 노린다.
슈팅 능력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이원석이 골밑 스페이스를 확보하면서 공격을 전개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LG는 1쿼터부터 '니콜슨 덫'을 놨다. 인상적이었다.
대표적 장면이 1쿼터 4분22초가 남은 상황에서 나왔다. 이관희와 니콜슨은 2대2를 전개했다. 니콜슨은 스크리너가 된 뒤 타마요가 아닌 배병준으로 수비수를 바꿨다. 미스매치 공략법이다. 여기까지는 NBA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부분 전술이다. 이때, LG는 곧바로 마레이가 스크램 스위치(미스매치를 극복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매치업이 맞는 선수와 스위치하는 전술. 터치 스위치라고도 한다)했다.
니콜슨의 공격력을 최대한 약화시키기 위한 수비 방법. 약간 복잡하고 조직적 수비력이 중요한데, LG는 이 수비를 능수능란하게 했다.
단, 삼성은 3점슛의 팀이다. 니콜슨에게 LG는 더블팀을 갔다. 수비 미스였다. 곧바로 최현민에게 오픈 찬스를 만들었고, 림 통과, 이후 이관희마저 스크린 이후 그대로 3점포를 터뜨렸다. 결국 13-13 동점.
치열한 접전. LG는 타마요와 마레이의 하이-로 게임으로 삼성의 골밑을 공략했다. 결국 1쿼터 21-17, 4점 차 리드.
2쿼터 초반 양팀은 슈터에 초점을 맞춘 조직적 움직임을 보였다. LG가 약속된 움직임으로 배병준에게 오픈 3점슛 찬스를 만들어서 공격을 성공. 나성호 역시 페이크 스크린 이후 그대로 외곽으로 빠져나가면서 오픈 3점슛 찬스를 만들었고, 결국 성공했다. 그러나, 삼성은 이근휘가 있었다. 스태거 스크린, 그리고 칸터의 절묘한 핸드오프 스크린을 받은 이근휘는 3점포를 깨끗하게 적중, 슈팅 감각을 완벽하게 잡은 이근휘는 2연속 3점포로 삼성의 공격을 이끌었다.
니콜슨도 인상적이었다. 2쿼터 중반 투입된 니콜슨은 1쿼터 LG의 스크램 스위치에 고전.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타마요가 외곽에서 일단 막으면서 '니콜슨 덫'을 놓자, 그대로 범핑 이후 스텝 백 3점포로 응징했다.
2쿼터 역시 LG가 골밑 우위를 바탕으로 리드를 잡아 나가면, 삼성은 3점포로 응수하는 형국. 44-42, 2점 차 LG의 리드로 전반전 종료.
▶후반전
3쿼터 초반, 삼성은 칸터, LG는 마레이를 활용한 공격이 돋보였다. 주로 2대2 공격이었지만, 내용은 달랐다.
LG는 양준석을 활용한 2대2로 마레이의 골밑 공격에 초점을 맞췄다면, 삼성은 핸들러를 바꿔가면서 다양한 칸터의 골밑 돌파 공격을 만들었다. 두 선수 모두 스크린이 매우 강력하고, 골밑 마무리가 좋았다. 공격 효율이 매우 높았다.
3쿼터 중반, 양팀의 공격 흐름은 바뀌었다. LG가 양준석의 3점포로 달아나자, 삼성은 구탕이 응수했다.
LG는 타마요까지 공격에 가세했다. 날카로운 골밑 돌파, 속공에 의한 미드 점퍼. 6점 차로 벌어지자, 삼성은 이원석이 진가를 발휘했다. 마레이가 지키는 인사이드에서 골밑 공략에 성공했다. 하지만, LG는 정인덕이 마레이에게 스크린을 받은 뒤 정면 미드 레인지까지 드리블, 외곽의 최형찬에게 절묘한 패스를 연결. 3점포가 터졌다. 기세가 오른 LG는 타마요가 최현민과의 미스매치를 공략하면서 득점. 69-60, 9점 차까지 달아났다.
결국 타마요의 3쿼터 버저비터 골밑슛까지 터지면서 73-62, 11점 차 리드로 3쿼터 종료.
4쿼터, 니콜슨의 3점포로 삼성은 산뜻한 출발. 그러자, 이번에도 마레이가 골밑에서 묵직한 득점을 올렸다.
삼성이 니콜슨을 계속 기용하자, LG 공격은 노골적이었다. 마레이와 니콜슨의 미스매치를 활용한 골밑 공략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 니콜슨은 슈팅 능력은 최상급이지만, 골밑 수비는 매우 좋지 않았다.
LG는 4명의 선수를 모두 외곽에 배치한 뒤 마레이에게 볼을 투입. 삼성은 더블팀의 타이밍에서 정교하지 못했다. 더블팀이 들어가는 타이밍을 명확하게 잡고, 로테이션을 돌려야 했는데, 삼성은 마레이가 볼을 잡은 뒤 공격 시도 과정에서 뒤늦게 도움 수비를 들어갔다. 결국 마레이는 쉽게 니콜슨의 수비를 뚫고 골밑슛을 넣었다. 반면, 삼성은 좀처럼 공격 활로를 뚫지 못했다.
니콜슨은 1쿼터 LG가 펼친 '니콜슨의 덫'에 걸렸고, 이원석의 골밑 슛은 빗나갔다. 더블 드래그 스크린을 활용한 삼성의 패턴은 양준석의 재치있는 대응에 무력화. 삼성 가드진의 공격은 촘촘한 LG의 방어에 대부분 막혔다.
결국 4쿼터 4분28초가 남은 상황에서 85-69, 16점 차까지 벌어졌다. 사실상 여기에서 승패가 결정됐다.
LG는 빡빡한 일정, 유기상의 부재 속에서 조직적 움직임과 삼성의 수비 아킬레스건을 집중 공략하는 타마요와 마레이의 골밑 공략에 성공했다. 반면, 삼성은 3쿼터까지 활발한 3점포로 응수했지만, 4쿼터 공격 효율성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결국 완패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