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00억 소용돌이 속에 빠질 바엔, 눈을 돌리면 되는 거 아냐?
FA 유격수 박찬호의 몸값 이슈로 야구계가 들썩이고 있다. 준수한 수비력에 3할 타율, 30도루가 가능한 선수로 '최대어' 평가를 일찍부터 받아왔다. 하지만 몸값 총액 100억원 얘기가 계속 흘러나오며 '오버페이'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기도 하다. 뛰어난 선수지만, '똑딱이' 선수가 100억원을 받는 게 말이 되느냐는 시각이 있다.
몸값이 폭등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선수를 원하는 팀이 많아서다. 향후 수년 동안 FA 시장에서 수준급 유격수가 나오지 않는다고 분석하면, 기회가 왔을 때 잡자는 전략을 쓸 수 있다.
그런데 FA로만 선수 보강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 등도 방법이다.
박찬호급 선수에게 100억원을 안겨야 하느냐는 고민을 할 바에는, 다른 방법을 찾는 게 현명할 수 있다. 특히 내년부터는 아시아쿼터 제도가 처음으로 시행된다.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일본 선수들은 기본기가 좋다. 수비에서는 탄탄한 유격수 자원들을 충분히 찾을 수 있다. 꼭 일본이 아니더라도 대만, 호주 선수 중에도 찾는 게 가능하다. 선발 자원은 거의 찾기 힘든 현실상, 굳이 투수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20만달러라는 몸값으로 유격수 포지션을 안정적으로 메울 수 있다면 좋은 선택일 수 있다.
그런데 왜 구단들은 외국인 유격수를 찾으려 하지 않는 것일까. 일단 아시아쿼터가 아닌 외국인 유격수는 흔하지 않았다. 수비가 좋은 선수들을 데려오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데, 문제는 방망이. 투-타 겸장 유격수를 영입하는 건 쉬운 미션이 아니다. 가장 최근 외인 유격수였던 롯데 자이언츠 딕슨 마차도도 2020 시즌, 2021 시즌 무난한 활약을 펼쳤지만 결국 2할8푼-2할7푼9리, 12개-5개 애매한 타격이 문제였다. 국내 선수로 타선을 완벽하게 짤 수 있는 팀이 아니라면, 외국인 선수에게 기본적으로 장타력을 기대한다. 롯데가 그 때 마차도로 수비 약점 보완을 시도했던 건, 외국인 선수급 활약을 해줄 이대호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아시아쿼터는 어떨까. 한 구단 관계자는 "수비로만 따지면 분명 좋은 선수를 찾을 수 있다. 그런데 20만달러의 몸값으로는 타격이든 수비든 한 쪽은 거의 포기해야 한다고 봐야 한다. 아시아쿼터도 결국 외국인 선수다. 야수를 뽑는다면, 타격을 그냥 지나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원소속팀 KIA 타이거즈를 비롯해 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KT 위즈가 마땅한 주전 유격수가 없는 팀들이다. 과연 박찬호 소용돌이 속 각 팀들의 유격수 문제는 어떻게 정리가 될 것인가.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