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잠실 라이벌'이 '쩐의 전쟁'을 제대로 펼칠까.
김현수(37)는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었다.
김현수는 2021년 시즌을 마치고 LG와 4+2년 총액 115억원에 계약했다. 계약은 4년 총액 90억원에 +2년은 25억원으로 구성됐다. +2년의 경우 옵션을 충족할 경우 실행되게 했다.
김현수는 올 시즌 이 옵션을 채우지 못했고, FA 자격을 얻고 이를 행사했다.
옵션을 채우지 못했지만, 김현수는 올 시즌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알렸다.
팀 내 고참으로서 리더 역할을 하며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했고, 한국시리즈에서는 5경기 타율 5할2푼9리(17타수 9안타) 1홈런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는 등 LG의 통합우승 주역이 됐다.
염경엽 LG 감독은 차명석 단장에게 내부 FA인 김현수와 박해민을 모두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김현수는 올 시즌 140경기에서 타율 2할9푼8리 12홈런 OPS(장타율+출루율) 0.806을 기록했다. 2년 동안 3할 타율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타격 기계'라는 별명답게 안정적인 컨텍 능력을 자랑했다.
12월 상무에서 제대하는 거포 유망주 이재원이 제대하면서 김현수와 포지션이 겹친다. 그러나 이재원이 성공적으로 자리잡기 전까지는 김현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염 감독이 김현수의 잔류를 바라는 이유이기도 하다.
차 단장 역시 김현수을 비롯한 내부 FA 단속에 힘을 쏟겠다는 뜻을 밝혔다.
LG로서는 달갑지 않은 경쟁자가 나왔다. '한 지붕 라이벌' 두산 베어스가 김현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LG에서 8년을 뛰며 두 차례 우승 반지를 품었지만, 김현수는 2006년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해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던 멤버다. 2015년 우승으로 시즌을 마치고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을 했고, 돌아오면서 LG와 FA 계약을 했다.
올해 김원형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한 두산은 이영하 최원준 조수행 등 내부 FA 단속은 물론 외부 FA 영입에도 시선을 두고 있다. 9위로 시즌을 마친 만큼, 전력보강 의지가 강력하다. 어느정도 '실탄'도 준비해둔 상태다.
시장에서 '초대어'로 꼽히는 유격수 박찬호 역시 두산의 관심 대상이지만, 안정적인 타격 능력과 리더십을 갖춘 김현수 또한 매력적으로 보고 있는 자원이다.
구단 첫 2년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는 LG 역시 김현수는 쉽게 내줄 수 없는 자원. 결국에는 '잠실 라이벌'의 '쩐의 전쟁'이 열릴 전망이다.
'오버페이'는 경계하겠다고는 하지만, 결국에 원하는 선수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더 돈을 써야 한다. 두 팀의 치열한 눈치 작전과 함께 '베팅'의 시간이 왔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