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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 "박정민, 12년 만에 그랜드 슬램 도전"…제46회 청룡, 최초→최다 기록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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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신인부터 조연을 거쳐 주연상까지 차근차근 청룡의 주요 부문을 도장 깨기 한 올라운더 스타가 다시 한번 탄생할 수 있을까.

코끝 시린 겨울의 초입, 성큼 다가온 추위를 잊게 만드는 별들의 뜨거운 경합이 펼쳐지는 청룡영화상이 돌아왔다. 1963년 출범 이래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로 업계와 대중의 신뢰를 받아온 대한민국 최고의 영화 축제 청룡영화상이 올해엔 어떤 명품 배우와 웰메이드 작품을 조명할지, 또 올해 새롭게 쓰일 청룡의 기록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신인→조연→주연, 그랜드 슬램에 도전하는 박정민

쉽사리 경신되지 않는 청룡의 기록 첫 번째는 그랜드 슬램이다. 그랜드슬램 기록은 연기상 주요 부문인 신인상, 조연상, 주연상 3개 부문을 모두 석권한 배우들에게 주어지는 영광의 타이틀이다.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인 신인상을 수상한 배우들만 그랜드 슬램 기록에 도전할 수 있기 때문에 청룡의 어떤 기록보다 갖기 힘든, 높은 허들의 타이틀이다. 실제로 청룡에서 가장 갖기 힘든 타이틀인 만큼 그랜드 슬램 기록을 세운 배우는 45년간 단 둘, 이정재와 장동건뿐이었다. 이정재는 1995년 '젊은 남자'로 제16회 청룡 신인남우상, 1999년 '태양은 없다'로 제20회 청룡 남우주연상, 2013년 '관상'으로 제34회 청룡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여기에 이정재는 2022년 '헌트'로 제43회 신인감독상까지 거머쥐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장동건 또한 1997년 '패자부활전'으로 제18회 청룡 신인남우상, 1999년 '인정사정 볼 것 없다'로 제20회 청룡 남우조연상,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로 제25회 청룡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청룡의 그랜드 슬램 배우로 거듭났다.

2013년 이정재의 조연상 수상 이후 오랫동안 새로운 기록이 나타나지 않았던 청룡의 그랜드 슬램.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남다르다. 2016년 '동주'로 제37회 청룡 신인남우상, 2020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제41회 청룡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청룡의 아들' 박정민이 올해 청룡에서 '얼굴'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그랜드 슬램에 도전하게 됐다. 박정민이 올해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된다면 이정재 이후 12년 만에 새로운 그랜드 슬램 기록을 세우게 된다. 더불어 박정민은 올해 '하얼빈'으로 남우조연상 후보까지 동시에 이름을 올려, 청룡 최초 일타쌍피 수상을 기대하고 있다.

▶ 최·송·설·황 이어 이병헌? 트리플 크라운 가능성 열렸다

국가대표 급 연기력으로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은 이병헌도 필모그래피에 청룡 트리플 크라운 기록을 새겨 넣을지 기대를 모으는 중. 현재 청룡영화상 주연상 수상자들의 최다 기록은 세 번의 수상, 트리플 크라운이다. 앞서 청룡 트리플 크라운 타이틀을 가진 배우는 원로배우 신영균을 비롯해, 문성근, 최민식, 송강호, 설경구, 황정민, 고(故) 윤정희, 김혜수까지 45년 역사상 단 8명이다. 2019년 열린 제40회 청룡에서 송강호와 김혜수가 최초 '쿼드러플(4번째)' 기록에 도전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올해는 아쉽게도 쿼드러플 도전자가 없지만 대신 새로운 트리플 기록을 기대하게 만드는 배우가 등판해 눈길을 끈다. 트리플 크라운 가능성을 가진 배우는 바로 이병헌. 이병헌은 '청룡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로 불릴 정도로 첫 수상까지 무려 25년이 걸렸다. 6전 7기 끝에 2016년 '내부자들'로 제37회 청룡 남우주연상 수상 이후 7년 뒤인 2023년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제44회 두 번째 청룡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가져간 이병헌은 올해 '어쩔수가없다'로 세 번째 남우주연상을 노리고 있다. 이병헌이 쟁쟁한 청룡의 트리플 크라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현빈♥손예진, 청룡 최초 부부 수상 대기록 탄생할까

제46회 청룡은 독보적이자 역대급인 최초 기록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치열하게 '협상'하다가 불연듯 '불시착한 사랑'으로 부부의 연을 맺게 된 '세기의 커플' 현빈과 손예진의 부부 수상도 팬들에겐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현빈과 손예진은 2018년 개봉한 영화 '협상'으로 인연을 맺은 뒤 2019년 방영된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으로 재회, 연인으로 발전하면서 2022년 3월 결혼해 연예계 대표적인 원앙 부부로 사랑받고 있는데, 올해 청룡에서는 현빈이 '하얼빈'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손예진이 '어쩔수가없다'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동반 이름을 올리면서 남다른 의미를 갖게 됐다.

현빈은 결혼 후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 2023년 '교섭' 등으로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갔지만 손예진은 결혼한 해 임신과 아들 출산 및 육아를 위해 데뷔 이래 첫 연기 휴식기를 가진바, '협상' 이후 7년 만에 영화 신작 '어쩔수가없다'로 화려하게 컴백해 팬들로부터 많은 호평을 얻었다. 특히 손예진은 2003년 '클래식'으로 제24회 청룡 인기스타상, 2008년 '아내가 결혼했다'로 제29회 청룡 여우주연상·인기스타상·베스트 커플상, 2010년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로 제31회 청룡 인기스타상, 2016년 '덕혜옹주'로 제37회 청룡 인기스타상을 수상했다. 17년 만인 올해 두 번째 여우주연상에 도전하는 손예진과, 첫 청룡 수상을 겨냥한 현빈이 '청룡 부부'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21살 이재인, 김혜수 이후 32년 만에 최연소 수상 겨냥

청룡영화상의 역사 중 단연 빠질 수 없는 최연소, 최고령 주연상 기록도 시선이 쏠린다. 독보적이라고 말 할 수 있는 최연소 기록은 이정재와 김혜수, 그리고 최고령 기록은 안성기와 나문희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역대 최연소 남우주연상 기록을 가진 이정재는 1999년 당시 만 26세로 영화 '태양은 없다'를 통해 제20회 청룡 남우주연상 영예를 안았다. 최연소 여우주연상 기록은 원조 '청룡의 여신' 김혜수다. 그는 1993년 만 23세 때 '첫사랑'으로 제14회 청룡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대세' 핫스타임을 증명했다. 반대로 최고령 남우주연상 기록은 2006년 '라디오 스타'로 만 54세 나이에 제27회 청룡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안성기다. 만 76세에 당당히 인생 첫 청룡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나문희도 청룡의 최고령 여우주연상 기록을 썼다. 나문희는 2014년 제38회 청룡에서 '아이 캔 스피크'를 통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제46회 청룡도 모처럼 최연소 기록 도전에 나선다. 만 21세인 이재인이 영화 '하이파이브'로 올해 청룡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기 때문. '하이파이브'에서 괴력의 초능력자인 태권소녀 완서로 변신해 탄탄한 연기력과 시원·통쾌한 액션을 선보인 이재인. 올해 청룡에서 수상한다면 김혜수에 이어 무려 32년 만에 최연소 수상자로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