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2023년과 2025년 두차례 우승을 이룬 LG 트윈스는 '우승 감독' 염경엽 감독과 3년 총액 30억원에 재계약하면서 'LG 왕조'를 계속 이어가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프로세스를 시작했다.
이미 외국인 선수 문제는 사실상 마무리됐다. 오스틴 딘과 요니 치리노스, 앤더스 톨허스트 등 3명과 재계약 의사를 전달했고, 내년부터 도입되는 아시아 쿼터 선수로 올해 키움에서 던졌던 라크란 웰스와 메디컬 테스트만 남긴 상태다.
미국으로 2년간 떠나 있던 고우석은 내년시즌 복귀하는가 싶었지만 아직 구단에 복귀의사를 전하지 않아 내년 한번 더 도전할 수도 있는 상황.
이젠 FA 시장이다. LG는 외부FA 영입은 없다고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 대신 내부 FA인 김현수와 박해민은 잡겠다는 의지다. 현재 LG는 전력 보강보다는 전력 유지가 우선이라고 봐야할 듯. 군에서 돌아오는 김윤식 이민호 이재원 등이 플러스 요인이다.
김현수와 박해민의 팀내 입지는 절대적이다. 김현수는 좋은 타격에 열심히 하는 후배들에게 지원을 해주면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선배로 팀을 이끌고 있다. 올해는 하향세를 타던 타격 그래프를 다시 끌어올리며 한국시리즈 맹활약 속 MVP에 올랐다.
박해민은 올해 주장으로 우승까지 이끌었다. 팀 분위기가 흔들릴 때마다 박해민이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KBO리그 최고의 중견수 수비는 물론, 올시즌 출루율을 끌어올리면서 도루왕까지 차지했다.
김현수는 내년이면 38세, 박해민은 36세가 된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올해 보여준 퍼포먼스는 나이를 잊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 때문인지 FA 시장에서 준척급 FA로 분류되면서 여러 팀의 관심을 받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과연 LG가 붙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LG는 돈을 많이 쓰기가 힘든 상황이다. 샐러리캡 때문이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고우석과 내년시즌 후에 FA가 되는 박동원 홍창기를 대비한 돈도 준비를 해야 한다. 경쟁 때문에 김현수와 박해민에게 많은 돈을 쓰게 되면 자칫 다음 선수들을 잡는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LG로선 둘이 남아주길 바라고 있고, 그렇게 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과열되면 상황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원하던 선수를 얻지 못하면 차선책을 마련해야 하기에 김현수와 박해민에게도 '대박' 가능성이 있다. LG는 어느 정도 베팅을 할 것이고 김현수와 박해민은 어떤 선택을 할까. 당장 김현수와 박해민이 없는 2026시즌 LG의 전력 약화는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