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결국은 다 투수?
예상은 됐지만, 시작부터 투수판이다. 결국 KBO리그 첫 아시아쿼터는 모두 투수로 채워지는 것일까.
선수풀 한계로, 상위권 선수들의 기형적 몸값 상승의 기현상을 겪고 있는 KBO리그. 그 해결책으로 아시아쿼터를 생각했고, 진통 끝에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합의가 됐다.
각 구단들은 스카우트 파트를 일본, 호주, 대만 등에 파견해 심혈을 기울였고 이제 그 결과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1호 계약은 한화 이글스였다. 13일 대만 좌완 왕옌청과 10만달러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KT 위즈도 곧바로 일본 독립리그 출신 우완 스기모토를 총액 12만달러에 영입했다고 알렸다.
왕옌청과 스기모토에 앞서 LG 트윈스가 올해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었던 호주 출신 좌완 웰스와 합의를 마쳤다는 사실도 일찌감치 알려졌다.
선수들 몸값은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대상 국가는 어디까지 해야할지 말들이 많았다. 구단들은 몸값을 40~50만달러까지 올려 좋은 선수를 뽑고 싶었지만, 기존 국내 선수들의 반대에 막혔다. 토종 선수들의 입지가 너무 줄어들 수 있다는 의견도 일리가 있었다. 구단들이 외국인 원투펀치에 3선발급 선발 투수들을 다 데려와 버리면, 로테이션에 들어갈 수 있는 국내 선발 투수는 단 2명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선수들은 호주 국적을 막자고도 얘기했다. 호주 출신들은 150km 넘는 빠른 공을 뿌리는 선수들이 수두룩 하기 때문이었다.
결국 서로 배려할 부분은 배려하며 보완 규정이 마련됐다. 호주는 포함시키되, 선수 1년 몸값을 20만달러로 상한선을 두는 것이었다.
구단들은 20만달러로는 선발을 꾸준히 돌 수 있는 능력의 투수를 데려오기는 힘들 거라고 입을 모았다. 야수도 기존 국내 1군~1.5군급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정도인데, 그럴거면 국내 야수를 쓰는 게 낫다는 결론.
결국 엄청난 타자가 아닌 이상 고만고만한 야수들은 각 팀에 많다.
다다익선인 투수가 문제다. 결국 모두 필승조가 될 수 있는 불펜 찾기에 혈안이 됐다.
왕옌청과 스기모토 모두 빠른 공을 뿌리는 투수들이고 커리어상 불펜으로 뛴 경험이 많은데, 결국 필승조 역할을 기대하는 게 최선이다.
웰스가 이번 아시아쿼터 시장에서 인기를 끈 건, 안정적 제구로 1이닝 정도는 막을 구위를 보유한 것 뿐만 아니라 선발 붕괴 위기시 급하게 5선발 역할도 해줄 수 있는 자원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그는 키움 소속으로 4경기에 선발로 나서 훌륭한 피칭을 한 경험이 있다. 웰스 이상 레벨의 선수를 현 제도 안에서 찾기는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