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승짱, 와서 좀 도와줘.'
이승엽 전 두산 감독이 2026시즌 일본 프로야구 최고 명문 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타격코치로 부임할 듯 하다. 이미 정식 제안을 받았고, 이승엽 전 감독의 최종 수락만 남았다. 이 전 감독은 "가족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굳이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는 없을 듯 하다.
요미우리 구단의 타격코치라는 위치가 주는 상징성이 큰 데다 '절친의 요청'이라는 명분도 있다. 무엇보다 이 전 감독은 현재 '야인'이다. 거취를 결정하는 데 걸림돌도 없다.
일본 스포츠매체 닛칸스포츠는 13일(한국시각) '아베 신노스케 요미우리 감독이 이승엽 임시코치에게 2026시즌 정식 타격코치 제안을 했다. 아베 감독은 이 코치의 열정적인 지도에 고마워하며 1년 더 함께했으면 좋겠다. (수락 여부는) 아직 모르겠지만, 일단 제안은 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아베 감독은 과거 이승엽 전 감독이 현역시절 요미우리의 4번 타자로 뛸 때 팀이 주장이자 주전 포수로 뛰었던 프랜차이즈 스타다. 특히 '친한파' 아베는 당시 외국인 선수 이승엽의 팀 적응을 도와주며 '절친사이'로 발전한 관계다. 아베는 2019년 은퇴 이후 요미우리 2군 감독과 1군 배터리 코치 등을 거쳐 2024년부터 '예상대로' 요미우리 1군 감독을 맡고 있다.
이런 아베 감독과 이승엽 전 감독은 최근 요미우리의 가을 캠프에서 '감독과 임시코치'로 재회했다. 아베 감독이 지난 5월 성적 부진으로 두산 베어스 감독직을 내려놓고 야인이 된 이승엽 전 감독을 초빙했했다. 이 전 감독은 지난 10월 29일부터 약 2주 간 일본 도쿄도 이나기시의 자이언츠캠프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가을 캠프에서 선수들의 타격을 지도했다.
이 과정에서 이승엽 전 감독은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지도하며 큰 호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아베 감독이 팀의 정식 타격코치직을 제안하게 됐다.
아베 감독이 '절친'인 이 전 감독에게 일종의 SOS를 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요미우리 프랜차이즈 출신 아베 감독은 2024시즌과 2025시즌에 연달아 재팬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다. 요미우리 감독은 우승을 해야 하는 자리다.
감독 첫 시즌인 2024년에는 팀을 4년 만에 센트럴리그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에서 리그 3위로 올라온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에게 업셋을 당해 재팬시리즈 진출에 실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올 시즌에는 적극적인 전력 보강에도 불구하고 리그 3위에 그쳤다. 이어 클라이맥스 시리즈 퍼스트스테이지에서 역시 요코하마를 만나 또 지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감독 커리어에 위기를 맞은 상황이다. 때문에 '절친'이자 요미우리 4번 타자로 타격에서 만큼은 독보적인 역량을 지닌 이 전 감독을 조력자로 불러들여 2026시즌에 반등을 노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닛칸스포츠는 '이승엽 코치가 일단 한국으로 돌아가 가족과 상의한 뒤 결정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아무래도 아직 어린 아이들의 학업과 주거 환경 등 중요한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산에서의 실패로 인해 국내 무대에서 당분간은 감독직을 맡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코치 커리어의 회복을 위해 일본행을 수락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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