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모두가 'YES'라고 했다. 오타니 쇼헤이(LA다저스)가 보여준 '탈인간급 활약' 앞에서 이견의 여지따위는 존재할 수 없었다. MVP는 오타니를 위한 것이었다.
오타니가 예상대로 2025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NL) MVP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번에도 역시 '만장일치 선정'이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4일(이하 한국시각) '우리는 역사를 보고 있다. 오타니와 애런 저지가 양대리그 MVP를 수상했다'고 보도했다. 메이저리그 MVP는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의 투표에 의해 결정된다. 이날 공개된 투표 결과에서 오타니는 NL MVP부문 1위표 30장을 전부 받아 '만장일치 MVP'로 선정됐다. 벌써 3년 연속 만장일치 수상이다. 오타니가 '탈인간급 선수'라는 건 이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내셔널리그에서는 오타니 외에 'NL 홈런 1위'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홈런(43개)-타점(105개) 3위 후안 소토(뉴욕 메츠)가 MVP 후보 최종 3인에 들어있었다. 슈와버나 소토 모두 뛰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오타니에 견줄 순 없었다. 오타니는 압도적인 1위였다. 2위는 2위표 23장, 3위표 5장, 4위표와 5위표 각 1장으로 총점 260점을 기록한 슈와버였다. 소토가 총점 231점으로 슈와버에 간발의 차이로 밀렸다. 그러나 어차피 의미가 없는 경쟁이다.
오타니는 지난 시즌에는 팔꿈치 수술 여파로 타자로만 뛰며 MVP가 됐지만, 올해는 투수까지 겸업했다. 투수로는 복귀 과정이라 많이 나오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다. 일단 풀타임 지명타자로 158경기에 나온 오타니는 타율 0.282(리그 13위) 55홈런(리그 2위) 102타점(리그 6위) 20도루 장타율 0.622 OPS 1.014를 기록했다. 장타율과 OPS는 1위였다.
투수로는 총 14경기에 나와 1승1패, 평균자책점 2.87 WHIP 1.04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투수 복귀를 알렸다. 다음 시즌에는 LA다저스에서 풀타임 선발로 나설 전망이다.
오타니의 수상 소식을 전한 MLB닷컴은 '오타니는 올 시즌 커리어 하이인 55홈런을 기록했고, 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146득점을 기록했다. OPS와 총 루타수(380루타) 역시 MLB전체에서 가장 높았다'며 '이 수치만으로도 슈와버나 소토를 앞지르기에 충분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오타니는 올해 투수로도 활약했다. 선발로서 부담을 줄여야 하는 시즌이었음에도 부상자가 속출한 다저스 선발진에 힘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이제 오타니는 배리 본즈가 가지고 있는 7회의 역대 최다 MVP 수상 기록에 도전한다.
오타니는 "(MVP수상은)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다. 특히 만장일치로 받았다는 점이 더 특별하다"면서 "정규시즌 MVP는 팀의 일원으로 꾸준히 쌓아온 결과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시즌을 보낸다면 그 결과가 쌓여 MVP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처음부터 MVP만을 목표로 하진 않겠다. 부상 없이 한 시즌 동안 내 역할을 다한 이후 여러 차례 MVP를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아직 만 31세 밖에 되지 않았다. 때문에 그의 말처럼 큰 부상을 겪지 않고 꾸준히 자신의 능력만 보여준다면 향후 4~5번은 더 MVP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어 오타니는 2026시즌에 본격적으로 투수로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그는 "2026년에는 개막전부터 선발투수로 나서는 게 목표다. 팀 구성원이 바뀌는 면도 있겠지만, 그 속에서도 선발로서 1년 내내 로테이션을 지키는 게 목표다. 역시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보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메리칸리그(AL) MVP로는 뉴욕 양키스 간판타자 애런 저지(33)가 2년 연속이자 통산 3번째 수상을 달성했다. 저지는 올 시즌 MLB 홈런 1위를 차지한 시애틀 매리너스 포수 칼 롤리와 치열한 경쟁 끝에 MVP 2연패를 달성했다. 저지는 1위표 17장, 2위표 13장으로 총점 355점을 기록했고, 롤리는 1위표 13장, 2위표 17장으로 335점을 얻었다. 단 20점 차이였다.
이에 대해 MLB닷컴은 '포수의 가치를 수치로 매기기는 어지만, 저지의 OPS는 1.144로 롤리가 기록한 0.948보다 약 0.200 높았다. 저지를 MVP로 뽑아야 하는 근거가 더 확실했다'며 OPS에서의 현저한 차이가 결국 저지에게 1위표를 더 많이 준 이유라고 분석했다.
결국 올 시즌에도 '오타니-저지'가 다시 한번 양대리그의 정점에 올랐다. MVP닷컴은 이에 대해 "2년 연속 으로 양대리그 MVP 수상자가 같은 건 2024~2025시즌 오타니와 저지가 사상 최초"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