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성민규 전 단장이 허무하게 써버린 170억원, 김태형 감독과 박준혁 단장은 무슨 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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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이번 FA 시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힘이 빠져버렸다. 김태형 감독 계약 마지막 해, 지난해 충격의 가을야구 탈락을 만회하기 위해 FA 시장에서 공격적 투자를 할 것으로 보였다.
유격수 박찬호, 강타자 강백호, 김현수 등 영입전에 과감히 뛰어들 걸로 예상됐다. 롯데가 가세하며 FA 대어들 시장가가 폭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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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찬호의 두산 베어스행이 확실시 되면서 난리가 났다. 박찬호를 놓쳤다는 점이 문제가 아니다. 롯데의 투자 의지가 전혀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FA 전력 보강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유격수가 구멍인 롯데는 박찬호의 유력 행선지로 점쳐졌지만, 실제 롯데는 오퍼조차 넣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할 만한 타이밍이었다. 김태형 감독도 박찬호를 포함한 전력 보강을 강력히 원하고, 구단에 요구했다. 그런데 왜 오퍼조차 하지 않았던 걸까. 박찬호라는 선수 가치를 높게 보지 않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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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아니었다. 롯데의 거액 투자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과거에 발목이 잡혀 있다. 그 아픔이 너무 크다. 아직도 성민규 단장 시절 허무하게 사라지다시피 한 170억원의 헛된 투자에 대해 조롱을 받고 있는 상황. 이런 상황에 또 한번 거액을 썼다 실패할 가능성이 너무나도 부담스럽다. 박찬호, 강백호 등 이번 대어들 모두 '100% 성공'을 장담하기에는 약점이 있는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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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그룹은 2023 시즌을 앞두고 자이언츠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190억원을 유상증자 했다. 시원하게 돈을 쓰라는 허락이었다. 당시 성 단장은 유강남에게 80억원, 노진혁에게 50억원, 한현희에게 40억원을 안겼다.
25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롯데와 LG의 경기. 3회말 그라운드에 나와 심판 판정에 잠시 어필한 롯데 김태형 감독. 울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9.25/
성공확률이 높은 선수에게 투자가 이뤄졌어야 했다. 투자할 돈이 생겼는데 시장에 확실한 선수는 보이지 않았다. 그룹에서 돈을 마련해줬는데 안 쓰자니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1년 후를 내다볼 수 없는 구조. 없는 것 보다 나으니 결과적으로 아쉬움 가득했던 거액의 투자가 이뤄졌다.
유강남은 80억원 몸값을 감안하면, 너무나도 아쉬운 성적을 3년간 기록했다. 노진혁, 한현희는 전력 구상 밖으로 사라진지 오래다. 모든 투자가 성공할 수 없지만, 역대 KBO리그 최악의 투자 실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6 KBO 신인 드래프트가 17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렸다. 롯데에 1라운드 지명된 동산고 신동건이 박준혁 단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9.17/
그 잘못된 투자의 유탄을 김태형 감독과 박준혁 단장이 맞고 있는 모양새.
김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FA 선물을 전혀 받지 못했다. 물론 FA 선수가 없어 성적 못 냈다고 하면 핑계일 수 있겠지만, 롯데의 현 전력 구성을 감안하면 김 감독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지난 2년 간은 "있는 선수들로 싸우면 된다"며 티도 내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해는 분명 기대를 했을 것이다.
박 단장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과 현장을 돕기 싫어 선수를 잡지 않는 건 아니다. 모그룹 추가 지원 없이는 FA영입을 위한 추가지출이 어렵다. 위에서 돈을 안 주면, 선수를 살 방법이 없다. 손을 쓸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