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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급 타자" 日감독 뜨거운 찬사, 직접 들은 안현민의 솔직한 속내 "표현 자세히 보면…가야할 길 멀다" [김포공항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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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메이저리그급 선수다. 영상으로만 보다가 실제로 보니 더 강력하더라."

단 1년만에 KBO리그 최고 타자로 우뚝 섰다. 안현민의 번개 같은 스윙에 일본 대표팀 감독도 반했다.

하지만 안현민의 생각은 달랐다. 17일 한일전을 마친 야구 대표팀의 김포공항 입국현장에서 만난 안현민은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며 쑥스러워했다.

안현민은 지난 한일전 평가전 2경기에서 잇따라 홈런포를 가동하며 '괴물타자'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일본 투수들을 보기 위해 현장을 찾았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일제히 '저 타자 누구냐'고 주목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한 시즌 강행군에 이어 11월 중순까지 대표팀 경기를 치른 안현민의 얼굴에는 피로가 가득했다. 그는 "일본 투수들이 너무 좋은 선수들이 많아 배울 점이 많았다. 재미있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지난 시리즈를 돌아봤다.

일본전 홈런 2방은 현지에서도 뜨거운 화제가 됐다. 안현민은 "SNS를 하면서 반응이 보이긴 하는데, 일본어를 전혀 못한다"며 멋쩍어했다. 일본 기자들에게 '무라카미 무네타카는 왜 나오지 않았나'라고 물어본 것에 대해서는 "한국말을 하는 기자분이셨다. 사실 일본 야구를 잘 모른다. 몇몇 유명한 선수만 아는데, 엔트리에 없길래 어디 갔냐고 물어봤을 뿐"이라고 답했다.

이번 대표팀 선발은 안현민에겐 야구를 시작한 이래 첫 태극마크 경험이었다. 하지만 위축되는 모습은 전혀 없었다. 체코-일본과의 4경기에서 14타수 4안타(홈런 2) 5볼넷 6득점 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88의 맹타를 휘둘렀다.

"솔직히 긴장은 전혀 안했다. 리그 경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좋은 투수들을 상대하는 것도 리그와 마찬가지고, 특별히 떨린다는 느낌은 없었다."

ABS(자동 볼판정 시스템)가 없는 환경에 대해서는 "타석에서 조금 혼란스럽긴 했다. 내가 생각하는 스트라이크존과 다른 결괏값이 나오니까, 수정이 필요했다. 그 맞춰가는 단계도 흥미로웠다. 고등학교 때 이후 처음 경험하는 거라서"라며 웃었다.

송성문과의 2중 도루에 대해서는 "사인을 받고 움직였다. (송)성문이 형은 형대로, 난 나대로 사인을 받고 움직인 결과"라고 답했다.

도쿄돔의 로컬룰인 천장 맞고 떨어진 타구에 대해서는 "맞고 떨어지면 2루타일까? 그 규정이 궁금했다. 일본 선수가 '천장 맞고 라인 밖으로 나가면 파울'이라고 알려줬다. 속으로 '그럼 넌 왜 여기(2루)에 있냐'라는 생각을 했다. 타자는 아마 어디에 떨어졌는지 몰랐던 것 같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대표팀 감독은 "한국 대표팀에서 주목할 만한 선수가 있다면 역시 안현민이다. 메이저리그급 선수"라고 찬사를 보내 화제가 됐다.

하지만 안현민은 "자세히 보면 내가 메이저리그급의 선수가 아니라 내 홈런 타구의 속도가 메이저리그급이라고 표현하신 것"이라며 "지금은 딱 그 정도고,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WBC는 내겐 꿈의 무대다. 당연히 나가고 싶고, 뽑아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내가 그 무대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이미지를 그리다보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인천공항=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