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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 "하고 싶은 거 다 해"..청룡 DAY, 국대급 韓영화→이찬혁 퍼포 ★의 축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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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극장가 단골 손님이었던 스릴러와 코미디, 액션은 물론 시대극부터 판타지, 히어로물까지. 그 어느 해보다 다양한 장르가 극장가 관객을 찾은 2025년, 청룡의 밤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화려하게 빛나게 됐다.

제46회 청룡영화상은 19일 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홀에서 개최된다. 올해 청룡영화상은 지난 2024년 10월 11일부터 2025년 10월 7일까지 국내 극장 개봉 및 OTT 공개된 한국 영화를 대상으로 최다관객상과 청정원 인기스타상을 포함한 총 18개 부문을 시상한다. 19편의 한국 영화, 10명의 감독, 29명의 배우가 청룡영화상에서 다시 한번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가운데, 올해 시상식의 주인공은 누가 될지 또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지 짚어봤다.

▶ 블록버스터 '어쩔수가없다' vs 아트버스터 '얼굴' 각축

올해 청룡영화상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18개 부문 중 무려 12개 부문 최다 노미네이트를 기록한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와 그 뒤를 바짝 쫓아 10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린 연상호 감독 '얼굴'의 불꽃튀는 경쟁이다.

최다 후보로 선정된 '어쩔수가없다'는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 작가의 1997년 발표작 소설 '액스'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이 무려 20여년간 영화화를 준비한 역작으로, 사회 문제에 대해 통렬한 화법과 연속되는 딜레마적 상황을 다룬 박찬욱 표 블랙 코미디로 관객의 관심을 받았다. '어쩔수가없다'는 올해 청룡영화상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박찬욱), 남우주연상(이병헌), 여우주연상(손예진), 남우조연상(이성민), 여우조연상(염혜란)은 물론 각본상, 촬영조명상, 편집상, 음악상, 미술상, 기술상까지 후보로 선정돼 이름값을 증명했다. 지난 8월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기대를 높였지만 아쉽게도 수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어쩔수가없다'가 청룡영화상에서 한풀이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0개 부문 후보에 선정된 '얼굴'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얼굴'은 연상호 감독이 2018년 출간한 동명의 그래픽노블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사회적 편견과 수치심에 대한 질문을 던짐과 동시에 1970년대 한국의 고도성장을 주도한 산업화의 그늘을 다룬 문제작인 '얼굴'은 단 2억원으로 만들어진 초저예산 작품으로 영화계 큰 파장을 일으켰다. 블록버스터에 집중된 투자·배급 구조를 거부하고 저예산 실험 영화로 눈을 돌리며 위기의 영화계에 돌파구를 마련한 '얼굴'은 107만명이라는 메가 히트를 터트리며 1000만 돌파 이상의 가치를 남겼다. '얼굴'은 청룡영화상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연상호), 남우주연상(박정민), 남우조연상(권해효), 여우조연상(신현빈), 각본상, 촬영조명상, 편집상, 미술상, 기술상 부문에서 경합을 펼치게 됐다.

▶ 하고 싶은 거 다 해…'청룡 찬혁', 관짝 뛰어넘는 파격 퍼포먼스 예고

지난해 열린 제45회 청룡영화상에서 지금껏 본 적 없는 파격적인 '관짝' 퍼포먼스로 시상식의 오프닝 무대를 뜨겁게 달군 AKMU(악뮤) 이찬혁은 그야말로 '역대급' 축하공연으로 많은 호평을 받았다.

당시 이찬혁은 격식을 차린 슈트에 선글라스를 쓰고 등장, 한 손엔 샴페인 잔을 들고 첫 솔로 정규 앨범 'ERROR'의 수록곡을 열창했다. '목격담'으로 시작해 '파노라마' '장례희망'으로 이어진 축하공연에서 이찬혁은 곡에 흠뻑 빠져들어 그루브를 타면서도 자유분방한 제스처로 아티스트다운 에너지를 발산했다. 특히 '장례희망' 무대에서 스스로 관으로 들어가 퇴장하는, 이른바 '관짝 퍼포먼스'를 펼친 이찬혁의 퍼포먼스에 객석에 앉은 배우와 감독들은 물론 방송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시청자까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렇게 죽을 순 없어/ 버킷리스트 다 해봐야 해/ 짧은 인생 쥐뿔도 없는 게/ 스쳐 가네 파노라마처럼'이라 부르던 이찬혁은 삶에 대한 미련과 죽음 앞에서의 태도를 돌이키게 하는 메시지를 고스란히 전달, 보는 이들의 감탄과 호평을 자아냈다. 이찬혁의 '관짝 엔딩'은 그해 관객을 사로잡은 주요 작품의 콘셉트와 관통하면서 더욱 남다른 의미를 가졌다. 관에서 험한 것이 나올 것이라고 한 '파묘', 관에 들어간 것으로 오해받았던 '핸섬가이즈', 박정희 대통령 장례식으로 시작된 '서울의 봄' 등 그해 영화에서 활용된 '관' 장면들을 떠올리게 했다.

음악과 퍼포먼스로 한해 영화들의 '파노라마'처럼 곱씹게 한 이찬혁의 '육각형 퍼포먼스'. 올해도 이러한 이찬혁의 파격 퍼포먼스가 청룡영화상의 오프닝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청룡 찬혁'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상상 그 이상의 무대를 준비한 이찬혁은 두 번째 솔로 정규 앨범 'EROS'에 수록된 더블 타이틀곡 '멸종위기사랑' '비비드라라러브'를 열창할 예정이다. '하고 싶은 거 다 하는' 이찬혁의 파격 퍼포먼스가 올해 청룡영화상 화제의 중심이 될 전망된다.

▶ 워밍업은 끝났다..'후보작 섭렵' 한지민X이제훈 센스 진행 기대

지난해 성공적인 데뷔식을 치른 '청룡의 여신' 한지민과 '청룡의 남자' 이제훈이 제46회 청룡영화상에서도 환상의 호흡을 맞추게 됐다. 앞서 청룡영화상은 1993년 MC를 시작으로 1998년(심혜진 사회)을 제외한 2023년까지 무려 30번째 진행을 맡으며 원조 '청룡의 여신'으로 군림한 김혜수가 아름다운 엔딩크레딧을 완성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러한 김혜수의 뒤를 이어 한지민과 이제훈이 청룡의 새 시대를 연 MC로 선정돼 많은 축하와 응원을 받았다.

2018년 열린 제39회 청룡영화상에서 '미쓰백'으로 데뷔 15년 만에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한지민은 이후에도 시상자로 나서며 청룡영화상과 인연을 이어갔고 마침내 새로운 '청룡의 여신'으로 발탁돼 김혜수의 영광을 이어받게 됐다. 청룡영화상 MC 데뷔 후 "엄청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본지를 통해 고백한 것은 물론 당시 긴장 최고치였다는 이찬혁의 축하공연에 트라우마를 호소했을 정도. 그럼에도 안정적인 진행으로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른 한지민은 청룡 선배 김혜수로부터 "첫 번째 청룡영화상임에도 잘 어울렸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청룡의 남자'로 등극한 이제훈도 출발은 '청룡의 아들'로 시작했다. 2011년 개봉한 영화 '파수꾼'으로 제32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것. 청룡영화상을 통해 '충무로 블루칩'임을 인정받은 이제훈은 이제 어엿한 '청룡의 남자'로 성장, 새로운 인생 2막을 열었다. 이제훈은 청룡영화상 첫 진행 후 "실수할까 봐 걱정이 컸다"며 겸손을 보이기도 했는데, 실제로는 적재적소 애드리브와 센스있는 코멘트로 청룡영화상 분위기를 주도하며 호평받았다. 김혜수로부터 '자기야(이제훈), 너무 잘하더라'라는 애정 듬뿍 담긴 칭찬을 받았다는 후문.

이렇듯 한지민과 이제훈은 떨렸던 데뷔식을 추억으로 남기고 올해 두 번째 청룡영화상 진행에 나서게 됐다. 심사 위원과 마찬가지로 올해 후보로 오른 19편의 후보작을 모두 섭렵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친 한지민과 이제훈이 더욱 편안하고 안정적인, 여기에 재치를 더한 진행으로 청룡영화상의 재미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