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엽·이현승 출마 선언, 현직 서유석도 뒤늦게 출사표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배영경 기자 = 금융투자협회 차기 회장 선거가 현직 협회장과 업계 전현직 대표 두 명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현재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금투협은 국내 증권사, 자산운용사, 신탁사 등이 회원사인 국내 금융투자 산업의 대표 단체로, 현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정책의 핵심 파트너로 꼽힌다.
부동산에 쏠린 국민 자산의 증시 유입, 증권업 고도화,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의 입법, 퇴직연금 수익성 개선, 모험자본 투자 활성화 등 현재 대응해야 할 현안이 많아 차기 회장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금투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3년의 임기를 시작하는 제7대 금투협 회장 선거에는 지금껏 서유석 현 금투협 회장과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가 출마 의사를 밝혔다.
서 회장은 2009년 금투협 설립 이후 최초로 재임에 도전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출신인 서 회장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활성화와 금투 산업 혁신이 주요 공적으로 꼽히며, 현 정부의 증시 부양 기조와 호흡을 맞춰온 경험을 핵심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서 회장은 고심 끝에 전날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코스피 5,000을 눈앞에 둔 이 시점에 한국 주식 시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오명을 벗고 코스피 10,000을 향한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새 정부의 마켓 프렌들리(시장 친화) 정책으로 큰 변화를 맞는 지금은 골든타임으로, 리더십의 연속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황 대표는 1987년 신영증권에 입사해 40년 가깝게 같은 직장에서 경력을 쌓은 '신영맨'이다. 경영기획, 자산운용, 법인사업, IB, 경영총괄 등을 고루 거쳐 신영증권 각자대표로 승진해 업계 경험이 깊다.
그는 금투협이 국회·금융당국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정책 제안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통적인 은행 중심에서 자본시장 중심으로 국가전략 산업이 연결돼 비생산적 가계 자산이 증시와 연금시장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이 전 대표는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관료 출신 인사로 차별화한 대관 역량을 강조한다. 경제기획원, 공정거래위원회, 재정경제부 등을 거쳐 메릴린치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이후 SK증권 사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맞춤형 소통'과 '즉시 소통'으로 회원사의 신사업 진출에 실질적 도움을 주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금융투자 인가지원센터'(가칭)를 취임 후에 한 달 내 설립해 신사업에 진출하려는 회원사의 실행 부담과 당국의 심사 리스크를 덜어주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영채 메리츠증권 상임고문(전 NH투자증권 대표)은 출마 여부를 두고 여전히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고문은 금투업계의 핵심 진흥 분야로 꼽히는 IB(기업금융)의 대가로 인지도가 높으며, 대형사 출신에 업계 평판이 두루 좋아 출마 시 판세를 뒤흔들 변수로 주목받는다.
정 고문이 출마하면 선거전은 4파전으로 확대돼 '자산운용사 대 증권사 출신' 등으로 구도가 얽히면서 선거 판도가 더 복잡해질 것으로 풀이된다.
금투협 차기 회장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19일 오전 10시까지 출마 서류를 받고, 이후 다음 달 최종후보자 명단(최종후보자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차기 회장은 다음 달 중순 금투협 총회에서 회원사 투표를 통해 확정된다.
다음 회장의 임기는 내년 1월부터 오는 2028년 12월까지 총 3년이다. 금투협은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의 시행에 따라 한국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한국선물협회가 통합해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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