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추신수가 한국 야구사에 한 획으로 남을 만한 소식을 접했다.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후보에 선정된 것이다.
HOF는 18일(한국시각) 자격 첫 취득자 12명과 기존 자격 유지자 15명을 포함한 총 27명의 HOF 투표 대상 선수들을 발표했다.
추신수는 콜 해멀스, 라이언 브런, 알렉스 고든, 에드윈 엔카나시온, 호위 켄드릭, 닉 마카키스, 헌터 펜스, 지오 곤잘레스, 맷 켐프, 다니엘 머피, 릭 포셀로와 함께 은퇴 첫 자격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기존 자격 유지 선수는 카를로스 벨트란(4년, 70.3%), 앤드류 존스(9년, 66.2%), 체이스 어틀리(3년, 39.8%), 알렉스 로드리게스(5년, 37.1%), 매니 라미레즈(10년, 34.3%) 등 15명이다. 4번째 도전하는 벨트란과 9번째 후보에 나서는 존스가 이번에는 HOF 입성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추신수는 한국인으로는 최초, 아시아 선수로는 노모 히데오, 마쓰이 히데키, 스즈키 이치로에 이어 4번째로 후보 대상에 뽑힌 것이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인 박찬호는 1994~2010년까지 17년 동안 아시아 최다인 124승을 거뒀지만, 은퇴 후 5년이 지난 2016년 자격 첫 해에 HOF 투표 대상에는 오르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10년 이상, 은퇴 후 5년이 지나면 무조건 투표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HOF 심사위원회가 따로 평가를 해 투표 용지에 들어갈 선수들을 따로 추린다.
추신수는 2005~2020년까지 메이저리그 16년 통산 165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5,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 868볼넷, bWAR 34.7을 기록했다.
MLB.com은 '추신수는 빅리그 16시즌 통산 12.2%의 볼넷 비율을 앞세워 0.377의 출루율을 마크했다. 한국 출신의 좌타자인 그는 그 뿐만이 아니라 파워와 기동력을 바탕으로 20홈런 시즌을 7차례, 20홈런-20도루 시즌을 3차례 달성했다. 2005년 매리너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08년 클리블랜드에서 폭발했다. 이후 6시즌 동안 101홈런, 100도루, 타율 0.290, OPS 0.861을 올리며 전성기를 보냈다. 레인저스에서 마지막 7시즌을 보냈고, 2018년 21홈런, OPS+ 114을 올리며 딱 한 번 올스타에 뽑혔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추신수가 실제 쿠퍼스타운 HOF에 들어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첫 투표에서 5% 이상의 득표로 내년에도 자격을 유지할 수 있을 지가 관심사다.
이번 투표에서 그나마 헌액 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좌완 콜 해멀스다. 그는 2006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데뷔해 텍사스 레인저스, 시카고 컵스를 거쳐 2020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은퇴했다. 15년 통산 423경기(선발 422경기)에 등판해 2698이닝을 던져 163승122패, 평균자책점 3.43, 2560탈삼진을 올렸다. 특히 2008년 월드시리즈에서 2게임에 선발등판해 13이닝 동안 10안타로 4실점하는 호투로 우승을 이끌며 시리즈 MVP로 뽑혔고, 포스트시즌 통산 17경기에서 7승6패, 평균자책점 3.41을 마크, 가을야구서도 강세를 나타냈다.
MLB.com은 '해멀스는 이번에 자격 첫 해를 맞은 선수들 중 헌액 가능성이 가장 높다. 특히 요즘 선발투수의 특징에 대한 투표 기자들의 태도가 계속해서 변하고 있기 때문에 75%를 향해 힘차게 올라갈 수 있다'며 '좌완 선발투수로서 그가 거둔 성적은 우완 펠릭스 에르난데스와 비슷하고,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정체성도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에르난데스가 2010년 사이영상을 수상한 반면 해멀스는 한 번도 해당 상을 받지 못했지만, 월드시리즈 우승과 MVP 경력은 분명 플러스 요소다. 에르난데스는 처음으로 헌액 자격을 얻은 지난해 20.6%의 득표를 얻는데 그쳤다.
이번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의 HOF 투표 결과는 내년 1월 21일 발표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