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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분석] 50P-24R-15A 소노 빅3, DB 92대83 완파. '양날의 검' 딜레마. 그들은 어떻게 풀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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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고양 소노가 원주 DB를 잡아냈다.

소노는 18일 원주 DB프로미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시즌 LG전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네이던 나이트(23득점, 12리바운드) 이정현(23득점, 3어시스트) 케빈 켐바오(4득점, 11리바운드, 8어시스트) 등 빅3의 맹활약으로 헨리 엘런슨(22득점, 8리바운드)이 갑작스러운 허리 부상으로 4쿼터를 소화하지 못한 DB를 93대82로 눌렀다.

소노는 6승10패를 기록, 현대모비스와 함께 8위로 올라서며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DB는 9승7패로 3위를 유지.

▶전반전

경기 초반, 소노는 코너 활용을 상당히 잘했다. 현대농구에서 코너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2대2 공격이 메인 스트림. 2대2가 원활하게 되려면 스페이싱이라고 일컫는 공간이 넓어야 한다. 코너에 슈터를 배치하면, 2대2 공간이 그만큼 넓어진다. 2대2 공격 전개 시, 도움수비가 오면, 한쪽 코너는 자연스럽게 비게 된다. 즉, 2대2 이후 파생 옵션으로 코너 오픈 3점 찬스가 생긴다. 소노가 초반 완벽하게 보여줬다.

소노는 이정현과 나이트 혹은 켐바오와 나이트의 2대2가 주특기다. 특히, 최근 이정현과 나이트의 2대2는 알고도 막지 못하는 수준이다.

소노는 나이트가 쇼트 롤을 한 뒤 곧바로 코너 최승욱에게 패스. 3점 작렬.

이번에는 켐바오였다. 컬 컷으로 파고들 때 나이트의 절묘한 패스. 수비수가 마크하자, 이번에는 코너 정희재에게 연결. 3점포가 터졌다. 이정현의 단독 돌파, 나이트의 3점포까지 터지면서 초반은 완벽한 소노의 분위기. 13-4, DB 벤치는 작전타임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소노는 기세가 올랐다. 정희재가 소노 빅3(이정현, 켐바오, 나이트)의 그래비티로 생겨난 오픈 3점포를 잇따라 적중시켰다. 나이트가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골밑 덩크. 켐바오의 돌파도 이어졌다.

반면 DB의 외곽포는 침묵했다. 결국 24-8, 완벽하게 앞서갔다.

DB 입장에서는 소노의 거센 기세를 차단할 필요가 있었다. 이 흐름에서 DB는 '보배'가 나타났다. 김보배는 침착한 미스매치 공략으로 자유투 2득점. 톱에서 3점포까지 터뜨렸다. 결국 27-13, 14점 차 소노의 리드로 1쿼터가 끝났다.

2쿼터, 세컨드 유닛의 싸움. 두 팀의 극단적 3점슛이 문제였다. DB는 오픈 찬스를 만들었지만, 3점슛이 번번이 림을 외면했다. 반면, 소노는 2차례 림을 통과, 결국 35-16, 19점 차까지 소노가 리드를 잡아냈다. 다시 DB의 작전타임.

DB의 최대 강점은 코어가 리그 최상급이라는 점이다. 알바노와 엘런슨이 있다. 득점 파괴력과 함께 호흡도 매우 좋다. 게다가 팀동료 활용도 정상급이다.

야금야금 추격을 시작했다. 팀 3점포가 여전히 좋지 않았지만, 확률높은 골밑 공략을 가미했다. 얼리 오펜스에 의한 소노 이정현의 3점포가 림을 통과했지만, DB는 확률높은 골밑 공략을 통해서 40-25, 15점 차까지 추격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낀 소노 코칭스태프의 작전타임. 하지만, DB는 정호영의 스틸에 의한 엘런슨의 골밑 돌파. 공격 리바운드 도중 소노 제일린 존슨의 파울로 자유투 2득점도 헌납.

알바노의 3점포까지 터졌다. 결국 한 자릿수까지 추격.

소노는 이 시점에서 올 시즌 약점 하나가 드러났다. 빅3의 위력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그런데, 승부처에서 소위 '날리는' 공격을 한다. 승부처일 수록 더욱 정제되고 확률높은 슈팅 셀렉션을 가져가야 하는 게 강팀의 핵심 요건이다.

그런데, 소노는 이정현의 돌파가 김보배에게 막혔고, 켐바오의 3점포는 에어볼이 됐다. 다소 무리한 공격이었다.

정희재의 천금같은 3점포가 터지지 않았다면 흐름이 완전히 DB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 결국 48-37, 11점 차 소노의 리드로 전반 종료. 하지만, 흐름은 미묘했다. DB가 추격에 성공하면서 흐름은 DB 쪽으로 흘러가는 형국이었다.

▶후반전

소노 입장에서는 3쿼터 초반이 중요했다. 15점 차까지만 리드를 잡아내면 2쿼터 후반 미묘한 흐름을 완벽하게 극복할 수 있었다.

정희재의 오픈 코너 3점포가 빗나갔다. 반면, DB는 엘런슨이 켐바오를 상대로 미스매치 공략, 골밑슛과 함께 파울 자유투까지 얻어내면서 3점 플레이 완성.

DB의 추격이 거세졌다. 소노는 나이트의 날카로운 골밑 돌파와 이정현의 3점포가 간헐적으로 터졌다. 하지만, DB는 엘런슨과 알바노가 잇단 골밑 돌파로 추격. 엘런슨이 얼리 오펜스에서 과감한 3점포까지 꽂아 넣었다. 55-50, 5점 차까지 추격. 나이트의 오펜스 파울까지 나왔다.

나이트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공격 리바운드를 잡는 과정에서 강상재와 충돌, 또 다시 파울을 범했다. 팀 파울에 의한 강상재의 자유투 2득점. 하지만, 이후 스틸에 의한 속공 덩크로 DB의 흐름을 끊었다.

3쿼터 3분15초를 남기고 59-52, 7점 차 소노의 리드.

하지만, 기세가 오른 DB의 집중력은 무서웠다. 엘런슨의 미스매치를 활용한 시그니저 미드 점퍼, 강상재의 미드 점퍼가 잇따라 림을 통과, 결국 3점 차. 원 포제션 게임을 만들어냈다.

김보배가 또 다시 인상적 활약을 했다. 링커로 하이-로 게임. 절묘한 패스를 엘런슨에게 패스, 엘런슨은 미스매치로 또 다시 쉽게 골밑 득점. 이후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풋백 득점을 만들어냈다.

소노 이정현도 가만있지 않았다. DB의 압박을 스크린으로 가볍게 벗겨낸 뒤 그대로 3점포를 터뜨렸다. 66-60, 3쿼터 소노의 6점 차 리드로 종료.

4쿼터, DB는 무스타파와 정효근을 투입했다. DB는 악재가 생겼다. 엘런슨이 허리에 이상이 생겼다. 더 이상 출전이 어려웠다. DB 입장에서는 강력한 악재였다.

소노는 깔끔하게 3점포로 시작. 알바노가 3점포로 응수. 그러자, 소노는 임동섭의 3점포가 터졌다. DB 수비진은 흔들렸고, 소노는 패싱 게임으로 가볍게 오픈 찬스를 만들어냈다.

나이트가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낸 뒤 파울 자유투 2득점. 다시 11점 차로 벌어졌다.

이정현이 경기를 지배했다.

과감한 3점포로 기세를 올린 이정현은 헤지테이션을 가미한 날카로운 돌파, DB 수비를 헤집은 뒤 수비수가 몰리자, 임동섭에게 완벽한 외곽 오픈 찬스를 만들었다. 임동섭의 클린 슛. 엘런슨이 없는 DB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는 강렬한 임팩트였다. 사실상 여기에서 승패는 결정됐다.

DB는 초반 난조를 보였다. 소노의 코너 3점포에 폭격을 당했고, 이정현, 나이트의 개인 능력에 수비가 무너졌다. 하지만, 응집력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당황하지 않고 승부처에서 차근차근 풀어나갔다. 알바노와 엘런슨을 중심으로 확률높은 공격을 전개했고, 3쿼터 막판 5점 차까지 추격했다. 흐름이 오는 듯 했지만, 엘런슨의 허리 부상 악재가 생겼다.

결국, 2옵션에 약점이 있는 DB는 무스타파가 투입되자 공수 밸런스가 무너졌다.

소노는 경기를 치를수록 빅3의 약점이 메워지고 있다. 이정현과 나이트의 2대2, 켐바오와의 3대3 공격은 매우 위력적이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세 선수의 피는 너무 뜨겁다.

자신이 해결하려는 단순한 슈팅 셀렉션과 공격 루트로 공격 효율성을 스스로 떨어뜨린다. 이날도 DB의 거센 추격에 이런 공격들이 나왔다. 하지만, 결국 이정현은 2대2 공격으로, 나이트는 골밑을 지배하는 '불리볼'로 해결사 역할을 했다. 아직까지 '양날의 검'이지만, 점점 긍정적 부분으로 변하고 있다. 소노가 경기를 치를수록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는 이유다. 빅3의 그래비티에 의한 정희재 최승욱 임동섭 등의 의미있는 역할도 매우 좋아 보인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