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안치홍, 전격 키움행!
KBO리그 10개 구단은 19일 서울 모처에서 2차 드래프트를 실시했다. 2차 드래프트는 각 팀 주전 경쟁에서 밀려 기회를 받지 못하는 선수들이, 다른 팀에서 새 출발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제도로 2011 시즌 후 처음 시행돼 2년 마다 홀수해에 진행된다.
각 팀은 35인까지 보호 명단을 작성할 수 있고, 팀들은 35인 보호 선수와 입단 1~3년차 등 규정상 자동으로 묶이는 선수를 제외하고 시즌 성적 역순에 따라 차례대로 필요한 선수를 선택할 수 있다. 1라운드는 4억원, 2라운드는 3억원, 3라운드는 2억원, 4라운드 이하는 1억원의 보상금을 원소속팀에 지급해야 한다.
2년 전에는 전체 1순위로 최주환이 키움 히어로즈로 적을 옮겼는데 지난 두 시즌 최주환은 중심타자로 맹활약해 성공적 지명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SSG 랜더스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강민이 보호 명단에서 풀렸는데, 한화 이글스가 김강민을 데려가며 엄청난 파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올해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FA 계약 선수, 주축 선수 들이 보호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이 일찌감치 유출되며 팬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비공개로 진행된 드래프트 결과가 발표됐다.
관심을 모은 전체 1순위는 키움 히어로즈의 선택이었고, 키움은 한화 이글스에서 갈 길을 잃은 베테랑 안치홍을 지명했다. 타력에서 약점이 있는 키움은 2차 드래프트가 열리기 전부터 안치홍 지명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2루 수비 범위는 많이 좁아졌지만, 여전히 타석에서 싸울 줄 안다는 판단에 지명타자 역할을 맡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 키움은 지난해 김동엽을 지명타자로 쓰기 위해 영입했지만, 시범경기 부상으로 꼬이며 시즌을 어렵게 풀었었다.
안치홍은 2024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4+2년 최대 72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에 FA 계약을 체결했지만, 김경문 감독 부임 후 경쟁에서 밀리며 올해는 2군을 전전하는 신세가 됐다. 결국 보호 선수 명단에서도 제외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키움에서 부활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또 1라운드에서 KIA 타이거즈가 한화 베테랑 투수 이태양을 선택했다. 이태양 역시 한화와 2023 시즌을 앞두고 4년 25억원 FA 계약을 맺었지만 이후 부상 등으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예상을 벗어난 건, 1라운드에서 단 4팀을 제외하고 지명을 하지 않았다는 것. 4억원을 투자하며 데려올 선수가 없었다는 걸로 풀이된다.
2라운드에서는 두산 베어스가 베테랑 투수 이용찬을 품은 게 눈에 띄었다. 친정팀 복귀. 삼성 라이온즈는 두산의 포수 장승현을 지명하며 안방을 보강했다. 강민호가 FA 자격을 얻은 것에 대한 대비 차원으로 풀이된다.
3라운드도 흥미롭다. 롯데 자이언츠가 삼성의 만년 유망주 최충연을 찍었고, 삼성은 KIA에서 FA 계약을 했던 임기영을 품었다. 4라운드까지 총 17명의 선수가 새 팀을 찾게 됐다. 키움이 가장 많은 4명의 선수를 뽑았다. NC 다이노스, 한화 이글스, LG 트윈스는 단 한 명도 지명하지 않았다.
한화는 총 4명의 선수를 다른 팀에 내줬고, KT 위즈와 두산이 3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SSG랜더스와 키움은 피지명 선수가 0명이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