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15만 소국도 가는 월드컵을 14억 대국이 못 간다?
사실이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퀴라소가 2026년 북중미월드컵 북중미 예선을 통과하며 사상 최초로 본선에 오른 가운데,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24년만에 월드컵 문을 두드린 중국의 꿈은 와르르 무너졌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이번 월드컵부터 참가국 수를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리며 숟가락까지 떠줬지만, 끝내 입을 벌려 받아먹지 못했다.
세계 인구 2위 중국(약 14억1000만명)만 그런 게 아니다. 세계 인구 TOP 10 중 무려 8개국이 월드컵 출전권을 놓쳤다. 월드컵이 인구순이 아니고, 인구가 많다고 국가의 축구 경쟁력이 높은 게 아니란 사실이 재차 증명된 셈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사는 인도(약 14억5000만명)를 비롯해 2위 중국, 4위 인도네시아(약 2억8300만명), 5위 파키스탄(약 2억5100만명), 6위 나이지리아(약 2억3300만명), 8위 방글라데시(약 1억7400만명), 9위 러시아(약 1억4400만명), 10위 에티오피아(약 1억3200만명)는 월드컵 진출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인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는 한번도 월드컵에 오른 적이 없고, 중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24년만의 월드컵 본선행이 무산했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예선 플레이오프 결승에서 콩고민주공화국에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탈락 고배를 마셨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 사건으로 이번 월드컵 예선 참가 자격을 아예 박탈당했다.
공동 개최국인 인구 3위 미국(약 3억4100만명)과 '남미 강호' 7위 브라질(약 2억1200만명)만이 인구 10대 대국의 체면(?)을 살렸다.
TOP 10 중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한 8개국의 인구만 합쳐도 40억명이 넘는다. 전 세계 총 인구(약 82억명)의 대략 절반에 해당한다. 이 숫자는 월드컵을 최대 수익 사업으로 여기는 FIFA가 놓친 고객(시청자)이기도 하다.
이들에 비하면 퀴라소와 카보베르데(약 52만명)는 동네 구멍가게 수준이다. 인구 15만명이 조금 넘는 퀴라소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아이슬란드(33만명)의 기록을 깨고 월드컵에 출전한 가장 작은 나라 타이틀을 가져갔다. 퀴라소와 카보베르데의 인구를 합쳐도 제주도의 주민등록인구(2025년 1월)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