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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잘 먹고 힘내라" 요미우리 구단주가 팀 떠나는 4번 타자 응원, 팀에 대한 헌신이 ML로 가는 문을 열었다[민창기의 일본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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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완투수 우에하라 고지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10년을 던지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2008년 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자 메이저리그로 날아갔다. 그는 34세에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시작해 텍사스 레인저스, 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컵스에서 12시즌을 뛰고, 요미우리에 복귀해 1년을 더 던졌다. 마지막 시즌에 36경기에 나가 14홀드를 따냈다. 우에하라는 요미우리에서 통산 312경기, 메이저리그에서 436경기에 등판했다.

요미우리에서 '136승'을 기록한 우완 스가노 도모유키(36). 지난겨울 더 큰 무대를 찾았다. FA로 볼티모어와 1년-1300만달러에 계약했다. 2024년 15승을 거두고 4번째 다승왕을 차지하며 꿈을 되살렸다. 30대 중반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0승(10패·평균자책점 4.64)을 올렸다. 그는 2020년 겨울 포스팅을 통해 빅리그 진출을 추진하다가 실패했다. 본인이 원했던 금액이 안 나오자 잔류를 결정했다.

앞서 4번 타자 마쓰이 히데키가 요미우리에서 10년을 뛰고 미국으로 갔다. 그는 2002년 시즌이 끝나고 해외진출이 가능한 FA 자격을 얻었다. 뉴욕 양키스와 3년간 2100만달러를 받는 조건에 계약했다.

또 한 명의 요미우리 선수가 메이저리그로 간다. 4번 타자 오카모토 가즈마(29)가 포스팅을 신청했다. 1년을 더 뛰어야 FA 자격이 되는데, 구단이 포스팅을 허락했다. 그동안 포스팅에 부정적이었던 요미우리가 방침을 바꿔 문을 열어줬다.

오카모토는 내년에 30세가 된다. 마쓰이 히데키처럼 타자로서 전성기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그는 "지금이 아니면 못 갈 것 같았다"라고 했다. 지난해부터 2025년 시즌이 끝나면 오카모토가 메이저리그로 갈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현실이 됐다.

요미우리의 야마구치 도시카즈 구단주가 오카모토의 포스팅을 허락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19일 일본프로야구(NPB) 구단주 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났다. 야마구치 구단주는 포스팅을 용인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동안 자이언츠에서 공헌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일본 매체들이 예상했던 답변이다. 야마구치 구단주는 이어 "본인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어했다. 가서 꼭 좋은 활약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허락했다"라고 했다.

"밥 잘 먹고 힘내라."

야마구치 구단주가 오카모토를 만났을 때 해 준 말이다. 요미우리는 매년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올해 센트럴리그 2연패를 노렸는데 3위에 그쳤다. 오카모토가 빠지면 당장 4번이 빈다. 이를 감수하고도 오카모토에게 길을 열어줬다.

2015년 신인 1지명 입단. 요미우리에서 성실하고 꾸준하게 11시즌을 뛰었다. 입단 4년차부터 풀타임 활약하며 통산 1089안타-248홈런-717타점을 기록했다. 세 차례 홈런왕에 오르고 두 차례 타점 1위를 했다. 올해는 부상으로 69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율 0.327(251타수 82안타)-15홈런-49타점, OPS 1.014를 기록했다.

일부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은 '괴물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25)보다 오카모토를 더 높게 평가한다. 오카모토는 무라카미에 비해 파워는 조금 떨어지지만 컨택트 능력이 뛰어나다. 삼진 비율이 낮고 수비 1,3루 수비 능력이 좋다. 둘은 지난해까지 센트럴리그 홈런왕을 세 번씩 나눠가졌다. 야쿠르트 4번 타자로 활약해 온 무라카미가 먼저 포스팅을 시작했다.

한 미국 매체는 오카모토에 대해 '즉시전력이 필요한 팀에 매력적인 선수다. 1루수가 필요한 뉴욕 메츠, 보스턴 레드삭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텍사스 레인저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영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